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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헤부부 Oct 26. 2020

Ep. 12 - 조기졸업과 만기졸업

1년차이

과학고등학교에서는 2학년만 마치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조기졸업 제도가 있다. 조기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대학을 합격 해야 한다. 그리고 3학년 교육과정에 편성되는 개별 교과목의 조기 이수를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교내에서 치루게 되는 조기졸업 고사도 통과해야 한다. 몇 번의 재시험을 통해 결국 대부분 교내시험은 통과하긴 하지만 이 또한 통과해야 하는 통과의례이다. 


사실 과학고에 입학할 때, 과학고에 가면 다들 2년만에 졸업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실상은 그런게 아니었다. 1학년 성적과 2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으로 대학진학을 어떻게 하는지 판가름이 난다. 내가 졸업던 때만해도 절반이상의 인원이 과학고등학교 2학년 과정만 마치고 대학을 진학하였지만, 지금은 제도가 많이 바뀌어서 3학년까지 과정을 마치고 졸업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고 한다.  2학년 2학기가 되면 대학 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의 대학에 주로 지원을 했었다. 현재는 지역 거점 과학기술 대학인 DGIST, GIST, UNIST 등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69명 정원에서 20-30등 안에 드는 친구들은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중에 하나를 진학했다. 절대적인 순서는 없지만 그 다음으로 연대, 고대, 성대, 한양대 등의 학교에 진학 지원서를 썼다. 2학년 수시 진학에서 쓴 고배를 마셨거나 의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을 포함해서 수능으로 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이 주로 3학년 까지 남았었다. 그래서 2학년 2학기가 되면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애매한 기운이 학교에 퍼지게 된다. 


조기 졸업하는 경우와 3학년까지 다니고 졸업하는 경우의 차이. 1년 먼저 대학을 간다는 것은 매우 큰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1년이라도 입시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다. 한국에서 대입스트레스만큼 큰 스트레스가 없는데 그걸 1년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건 어떻게 보면 행복하고 행운과도 같은 일이다. 예비군 훈련을 왔는데 점심 먹고 집에 가도 된다고 하는 격이다. 그러나, 3년을 채우고 나온 친구들에게 느껴지는 무르익은 성숙함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던가. 남들보다 빨리 무언가를 하는 것이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돌아가게 되어있다.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길 원하고, 그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 그런 고민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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