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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헤부부 Jan 06. 2021

연애편지일까? 성교육자료일까?

분리수거장에서 발견한 어떤 아이의 글

지난 주말의 일이다. 처가에 들려서 떡국을 얻어먹고 다시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차에서 잠든 아이들을 부둥켜안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는 분리수거하는 장소를 지나치게 되는데, 오랜만에 책이 한 더미 버려져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우리 부부는 버려진 책중에서 우리 애들이 읽을만한 책들을 건져오는 것을 즐겨하는데.. 특히 내가 좋아한다.


그래서, 버려져있는 책들을 주섬주섬 챙기면서 어떤 책들이 있나 살펴보던 중에 신기한 글귀가 적힌 연습장을 발견했다.


"우리 엄만 매일 내게 말했어, 언제나 남자 조심하라고."

"사랑은 마치 불장난 같아서.."

"엄마 말이 꼭 맞을는지도 몰라"

"널 보면 마음이 불같..."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의 글씨로 보이는데.. 꽤나 진지하고, 꽤나 깊은 고민이 들어간 사랑의 고백?!이었다.


엄.. 어쩌면, 조숙한 요즘 아이들을 위한 자녀 성교육 자료였을까? 자녀의 성교육을 위해 받아쓰기를 한 건가?! 맞아 맞아. 남자를 조심하긴 해야지..;;


진실을 알 수가 없어 그저 추측만 할 뿐....


나는 궁금한 편지의 주인공이 선물로 준 버려진 책들을 주섬주섬 들고 올라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 마음도 불같이 뜨거워지게 만들던 그 사람한테

좋은 책 많이 받아 왔다고 자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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