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나는 동글동글한 사람이고 싶다. 체형이 동그란 사람이 아닌 사람이 동그란 사람. 선이 부드러운 사람. 모날 법한 상황을 동그랗게 감싸주는 사람. 세상을 둥글게 바라보는 사람. 노력하던 일이 잘 되지 않았음에도 '그럴 수 있지' 말할 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따듯한 말을 건네줄 수 있는 사람.
살다 보니 나는 모난 사람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를테면 가시 돋친 말을 서슴없이 뱉는 사람. 처음에는 상관없겠다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두루두루 지내다 보니 자연스레 그 영향을 받게 되더라. 꾸준히 노력하지만 동그란 부분도 자꾸 모난 말에 찔리니 그마저도 각이 생기는 기분이다. 쿡 찔린 마음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동그랗게 빠져나오기도 하지만, 그대로 푹 들어가 가슴 언저리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는 경우도 있었다.
더 깊게 생각해보니 나는 상처받기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로 인해 상처받는 것 또한 싫어한다. 웃기는 말이지만 세상에 상처받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본인은 상처받고 싶지 않다면서 그들은 왜 남에게 상처 주는 일에는 거리낌이 없을까.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공격적으로 나오는 자기 보호 본능이라면 그 방식은 잘못되었다. 그대가 상처받고 싶지 않다면 주어서도 안 된다. 상처는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