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호주에 꼭 가야만 하는 이유_21(완결)

미술관에서 20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다.

by Sang Hyuk Choi

[호주 여행 20일 차] Ta Ta Australia

호주 여행 20일째, 오지 않을 것 같았던 호주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다행히 공항이 숙소와 멀지 않고 (약 30분 소요) 비행기 탑승 시간(오후 2시 30분) 전까지 주변 탐방이 가능했다.

‘주변 탐방’의 주제는 퍼스 거리를 꾸미고 있는 미술 작품과 그라피티를 찾아보고 끝으로 시립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정했다.

새벽에 일어나 미리 짐을 챙겨놓고 거리로 나섰다. 그동안 바쁜 여정으로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의 조형물, 예술 작품과 건물 벽면에 그려진 그라피티들을 세심하게 살폈다.

퍼스 도심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라피티 작품은 퍼스 중심가에서 1km 정도 떨어진 노스브리지(Northbridge)라는 지역에 많이 그려져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타운스 빌 멜버른의 사례처럼 시의 허가를 받고 그라피티를 건물 벽면에 그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중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퍼스 문화 센터(Perth Cultural Centre) 벽면에 그려진 벽화였는데, 사람의 머리가 변형되어 있는 모습이 일본 만화 ‘기생수’의 캐릭터와 닮아 있었다.

일본 만화 '기생수'를 연상하게 하는 건물 그라피티

노스브리지 주변에는 그라피티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형물, 조각이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그중에서도 우연히 마주친 ‘소리치는 사람(The Caller, Der Rufer, 게르하르트 마르크스, 1889-1981)과의 만남은 특히 반가웠다. 1년 전, 베를린 여행에서 이미 한 번 조우했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작가들의 연작 시리즈를 마주치게 되면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쁨을 느끼게 된다.) 게르하르트 마르크스는 이 조각품에 특별한 의미를 담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베를린의 작품은 평화를 요구하는 모습으로 퍼스의 작품은 고문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게르하르트 마르크스의 소리치는 사람, 베를린에서 만나고 퍼스에서 다시 만나다.

거리 투어를 마치고 호주에서의 마지막 여정인 서호주 미술관(Art Gallery of Western Australia)을 둘러보았다. 나의 마지막 여정을 응원하 듯 입장료가 무료였다.

미술관에는 다양한 현대 미술과 조각, 조형물들이 즐비했다. 작품 중에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멋진 작품이 있었는데, 모네와 피카소의 작품이 어우러진 듯한 느낌의 딕 왓킨스 (Dick Watkins)의 오니토로지(Ornithology, 1990)는 그중 최고였다.

딕 왓킨스, 오니토로지(1990)
서호주 미술관 전지작품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호주 여정의 마지막 식사를 위해 발시티 버거(Varsity Burgers)에 가서 앵거스 버거(TEXAN)를 주문해 먹었다. 여담이지만 내가 여정을 마치고 얼마 후, ‘꽃보다 청춘’ 호주 편에서 그룹 위너가 이 곳에 들러 햄버거를 먹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들러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다. 20일간의 호주 여행, 애초에는 호주 횡단을 꿈꾸며 시작한 여행이 다른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오롯이 나만의 여행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국으로 귀국전 들렀던 수제 햄버거집 'Varsity Burgers'
우연히 들렀던 햄버거집이 유명한 맛집이었다. [출처, TVN 꽃보다 청춘 중]

2001년 인연을 맺은 호주 그리고 2017년 다시 찾은 호주는 내게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리고 몇 년 후, 가족들과 함께 찾을 호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올 것이다.

다음 여행에서는 와이너리의 고장 에들레이드에서 지구의 중심 울루루를 거쳐 호주의 북단 도시 다윈까지 이르는 종단 여정을 진행하고자 한다. 머지않아 시작할 호주 종단 여행을 기약하며 20일간 진행되었던 호주 여행기를 여기서 갈무리한다.


Ta ta Ausralia~


머지 않아 다시 찾을께 호주야~


[ 에필로그]

마지막으로 나의 호주 여행을 허락해준 사랑하는 와이프 세진과 여행 직후 우리에게 찾아온 소중한 우리 딸 서은이, 집사의 부재로 산책을 하지 못했던 애완견 딸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더불어 이번 호주 여행의 적극적인 후원자이자 내 책의 열렬한 팬이고 나에게는 또 한 분의 어머니인 장모님 고 김옥순 여사께 이 책을 바친다.

나, 딸기, 세진, 서은이 (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