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3.3 우주엘레베이터의 구조와 원리


엘리베이터의 구조


문이 열리면 네모난 상자에 탄다. 몇 층까지 갈지 버튼을 누른다. 버튼에 불이 켜진다. 잠시후 문이 슬며시 닫힌다. 그리고 발바닥이 살짝 눌리는 느낌이 들면서 약간의 진동과 소리가 난다. 문 위에 빨간색 숫자가 하나씩 더해지면서 현재 이 네모난 상자가 어디를 지나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사람들은 그동안 할 일이 없어서 모두 이 빨간색 숫자가 하나씩 더해지는 것을 보고 있다. 이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어떤 상자 안에는 기발하게도 광고판을 만들어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상자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이 상자가 정지해 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속력의 변화가 없다. 편안하다. 그리고 목적지에 다가오면 몸이 약간 떠오르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을 받으며 약간의 진동이 느껴진다. 그리고 문이 열린다. 문 밖의 장소는 내가 이 상자에 들어가기 전에 본 장소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어떤 어린이는 한 엘리베이터 회사가 주최한 글쓰기 대회에서 엘리베이터를 처음 경험한 순간을 아래와 같이 회상했다. 

‘이 상자는 가만히 있고 내가 이 상자안에 갇혀있는 동안 사람들이 뚝딱뚝딱 밖의 모습을 바꾼 것 같다.’

이 어린이의 말처럼 엘리베이터는 정말 편리한 장치다. 사람이 손하나만 까딱해서 버튼을 누르면 문 밖의 모습이 후딱 달라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이런 편리한 장치에 익숙해져 있어 적어도 건물을 올라갈 일이 있으면 엘리베이터부터 찾는다. 그러다가 우주를 갈 일이 생겨 우주엘리베이터를 생각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엘리베이터는 가장 윗부분에 전동기가 있어 케이블을 감았다가 풀었다가 하며 케이블에 매달려 있는 엘리베이터를 위아래로 움직이게 한다. 단단한 케이블이라 떨어질 염려는 없다. 사고가 나서 줄이 끊어지더라도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멈추게하는 조속기라는 장치가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균형추가 달려 있다. 엘리베이터 무게와 비슷한 균형추가 엘리베이터와 반대편 케이블 끝에 달려 있어 오르내리기 쉽게 해준다. 이것은 무게가 비슷한 사람 둘이서 시소의 맞은편에 앉아 시소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사실 엘리베이터라는 말은 상자와 전동기, 균형추, 케이블이 모두 포함된 시스템을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가 문을 열고 탑승하는 상자는 ‘카’라고 부른다. 그래서 앞으로 우주엘리베이터라고 하는 것은 우주로 올라가는 모든 장치를 지칭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에드워드가 사용한 우주엘리베이터 구조와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엘리베이터 구조)




우주엘리베이터의 구조       


문이 열리면 네모난 상자에 탄다. 이 상자는 클라이머라고 부른다. 오른다는 말이다. 어디까지 갈지 버튼을 누를 필요는 없다. 우주엘리베이터는 건물을 올라가는것 보다 비행기를 타는 것에 더 비슷할 것 같다. 그래서 비행기처럼 정해진 자리에 앉아야 한다. 시간이 꽤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출발하는 1층은 지구포트라고 부른다. 공항을 에어포트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사람들이 모두 앉아 벨트를 매는 동안 서서히 문이 닫힌다. 출발전 스튜어디스가 탈출방법을 소개하지만 자세히 들을 필요는 없다. 사고는 어짜피 치명적이다. 잠시후 엉덩이가 살짝 눌리는 기분이 들면서 클라이머가 출발한다. 화면 한쪽에는 몇층 대신 현재 고도가 표시된다. 길게는 며칠씩 클라이머 안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광고와 영상이 나오는 화면이 있어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할 것이다. 고급 클라이머를 타면 유리창이 있을지도 모른다. 유리창에 다가가 위, 또는 아래를 보면 클라이머와 연결된 케이블이 보일지도 모른다. 우주엘리베이터의 케이블은 지구 포트에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클라이머에 전동기가 달려 있어 철로를 달리는 전철처럼 스스로 움직인다. 그러면 이 끝이 보이지 않는 케이블의 반대편은 어디에 매달려 있을까? 우주엘리베이터에도 균형추가 있다. 에드워드 모형에 따르면 이 균형추는 대략 10만km 정도에 놓여 있다. 달과 지구 사이 거리의 1/3정도다.

그러면 무거운 균형추와 클라이머는 지구로 떨어지지 않을까? 아무리 멀리 있어도 지구의 중력은 작용하니 말이다. 균형추 보다 더 멀리 있는 달을 생각해보자. 달은 왜 지구의 중력을 받는데 지구로 떨어지지 않을까? 달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과 연결된 균형추도 지구 주위를 돌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균형추를 조금 더 가까이 두면 케이블 길이도 줄어들어 공사비도 덜들고 좋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멀리 둘까? 균형추를 너무 가까이 두면 균형추가 아래로 떨어진다. 돌에 실을 매달고 돌릴 때 실이 짧으면 돌을 꽤 빨리 돌려야하고 실이 길면 천천히 돌려도 된다. 실의 길이에 따라 돌리는 빠르기가 정해진다. 우주엘리베이터의 케이블은 지구 표면과 연결되어 있어 지구가 자전하는 빠르기로 균형추를 돌리는 셈인데 그래서 적당한 실의 길이가 정해져 있다. 약 36,000km이다. 이 높이를 정지궤도라고 한다. 이곳에 인공위성을 올리면 지구와 같이 회전해서 지구에서 볼 때 인공위성이 하늘에 멈춰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왜 36,000km가 아닌 10만km까지 연결할까? 우리는 돌맹이를 돌릴 때 돌맹이의 무게만 고려했지 실의 무게와 실을 타고 올라가는 클라이머의 무게를 고려하지 않았다. 실의 무게와 클라이머의 무게를 고려하면 질량 중심이 36,000km보다 아래에 있게 되어 지구로 떨어진다. 무엇보다 36,000km에 해당하는 케이블의 무게가 굉장히 무겁기 때문에 질량 중심을 정지궤도에 맞추기 위해서는 반대쪽에 무거운 균형추를 먼 곳에 두어야 한다. 그래서 10만km라는 먼거리와 무거운 소행성을 끌어와 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36,000km인 정지궤도에는 건물을 지어도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하늘에 멈춰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곳에 지을 건물들을 지오스테이션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지구쪽으로 케이블을 내려뜨리고 동시에 반대쪽인 우주쪽으로 케이블을 늘어뜨리면 질량중심이 정지궤도에 있게 되어 떨어지지 않고 균형을 갖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초기 우주엘리베이터 건설을 시작한다. 놀랍게도 이 방식은 1960년에 유리 아르츠타노프가 제안한 방식이다. 결국 지구까지 연결한 모든 케이블과 오르내리는 클라이머의 무게를 더한 만큼 우주쪽으로도 같은 무게가 있어야한다는 말이다. 마치 아빠가 시소의 가운데 앉아 있고 무게가 비슷한 쌍둥이가 시소를 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시소를 타는 세사람의 무게중심은 아빠가 앉아 있는 가운데쯤일 것이다.

지오스테이션은 중력의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무중력 연구시설이나 우주 호텔, 우주 공장 등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균형추가 있는 케이블의 우주쪽 끝부분에서 다른 행성으로 우주선들이 출발할 것이다. 이곳을 펜트하우스스테이션이라고 부른다. 건물의 꼭대기층에서 이름을 따온 것 같다. 소행성을 균형추로 쓴다면 이곳이 우주 광물을 캐는 광산이 될 것이고 케이블의 다른 끝 부분에 우주로 가는 터미널이 만들어질 것이다. 여기서 출발한 우주선은 달이나 화성에 있는 우주엘리베이터의 펜트하우스스테이션까지 도착해 그곳에서 다시 클라이머로 갈아타고 달이나 화성의 표면에 도착할 것이다.




     


이전 08화 3.2 우주엘리베이터의 역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