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수명을 충분히 누리자
(서평) 늙지 않는 비밀 - 건강 수명을 충분히 누리자
엘리자베스 블랙번 . 엘리사 에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이원종 서평
왜 어떤 사람은 나이 들어 보이고 어떤 사람은 상대적으로 더 젊어 보이는 걸까? 한동안 유행했던 ‘동안 대회’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아마도 누구나 하고 있는 생각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유전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 것이다. 다시 말해 얼마나 빨리 노화가 진행되느냐하는 문제는 타고난 운명인 것이다. 이 말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우리는 태어날 때 그런 DNA를 물려받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태어난 이후에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노화의 운명을 바꿀 수는 없을까?
우리가 태어날 때 물려받은 것을 하드웨어라 한다면 그 이후 만들어가는 생활습관이나 환경 같은 것은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바뀔 수 있다. 유전자와 환경적인 요인 모두 중요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둘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여기서는 건강과 노화를 세포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으며, 그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텔로미어(telomere)’이다. 텔로미어란 한 마디로 ‘염색체 끝에 붙어있는 비암호화 DNA조각’을 말하지만, 우리가 세포의 노화과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막거나 늦추거나 심지어 역전시키는 방법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세포와 유전에 관한 과학적 지식은 그다지 필요가 없다.
그간의 연구에 따르면 세포분열이 일어날 때마다 텔로미어의 길이는 짧아지며, 그래서 텔로미어의 길이는 얼마나 노화가 진행되었는지, 언제 죽을지를 예측하는 하나의 척도가 된다. 저자의 연구를 포함한 여러 연구들은 실제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늘어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고 사람이 나이 들어 죽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예로 인위적으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는 것은 암세포의 증식을 불러오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늙지 않는 것’이 ‘죽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언젠가 죽기는 하겠지만 ‘질병수명’으로 접어드는 시기를 최대한 늦춤으로써 ‘건강수명’을 최대한 오래 누리는 것이 여기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은 필요이상으로 늙어버린 세포를 재생시키고 유지하여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그 방법이 돈이 많이 들거나 어려운 것도 아니다.
저자중 한 명인 엘리사 에펠은 건강심리학자이다. 그만큼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적인 면을 강조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지금 하고있는 일에 집중을 잘 하는 사람이 산만한 사람보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다는 연구결과이다. 따라서 명상훈련을 함으로써 텔로미어의 유지관리능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명상의 핵심은 자신의 호흡에 모든 의식을 집중하는 것인데, 이것은 언제 어디서든 잠깐의 시간과 공간만 있으면 실천할 수 있다. 꼭 호흡이 아니더라도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업무능력 향상과 우리 몸의 세포유지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스트레스는 텔로미어 손상에 치명적인 요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항상 일어나며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계기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는 스트레스가 텔로미어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할 수 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지침 중 한 가지는 ‘자기 연민의 시간을 가져라’ 라는 것인데, 보통은 자기연민을 금기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흥미롭다. 하지만 자기연민 훈련을 꾸준히 함으로써 반추와 회피 같은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고 낙관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방법은 현실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자기자신을 먼저 인정하고 난 후에, 계속해서 자신을 위로하고 용서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고강도 인터벌 운동, 앉아있는 시간 줄이기, 취침의식을 통한 수면의 질 높이기, 적당량의 커피 마시기 등등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리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제공한다. 이것들은 사실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건강에 관련된 조언과 지침들을 텔로미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한 번 바라보고 새김으로써 실천을 위한 더 강력한 동기부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텔로미어를 수십 년 동안 연구한 저자는 자신들의 텔로미어의 길이를 재보았을까? 실제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측정해주는 사업도 있는 모양이다. 저자들 중 한 명은 길이를 재보았고 그 결과도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다른 한 명은 재보지 않았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텔로미어에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기 위해 굳이 그 길이를 재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세포 재생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방법들 역시 전부다 실천할 필요는 없다. 한두 가지씩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먼저 꾸준히 실천해 보라고 하니, 지금부터 건강수명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한 가지라도 시작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 자신의 행동에 너무 소심하거나 까다롭게 굴지 말라. 모든 삶은 실험이다. 실험을 더 많이 할수록 더 나아지기 마련이다. (103쪽, 랄프 왈도 에머슨)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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