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강사는 탁월한 배우다!

스타강사들의 성공비결은 연기력이다

by 오상익

스타강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내가 강연 시장을 유심히 관찰한 후 내린 결론은 그들은 ’탁월한 배우‘라는 것이다. 실제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설민석이라든지, 음대를 전공한 김창옥, 김미경 등의 강사들을 보라. 얼굴 표정이나 성량, 리듬감, 제스처를 통한 표현력과 전달력이 배우 못지않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메시지보다 연기력을 감탄하면서 보게 된다.


표현력, 연기력을 말하면‘에이~무슨 강사가 연기까지?’라고 치부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라. 8K급 영상과 CG에 익숙하고, 10분도 안 되는 유튜브 영상도 참지 못해 스킵하는 청중에게‘내용’하나만으로 그들의 인내심을 붙잡겠다는 것은 너무나도 순진한 생각 아닐까? 어느 스타강사는 ‘강연’과 ‘공연’을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진작부터 내게 들려주었는데 강연 시장의 트렌드를 미리 꿰뚫어 본 한보 앞선 행보라고 나는 본다. (그래서 요즘은 최현우, 이은결과 같은 퍼포먼스가 강한 마술사들이 인기 강연자로 섭외된다.)


<수사학>의 저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피치가 주목받기 위해서‘적절히 전달하는 연출의 문제’를 강조한 바 있다. 스피치 할 때 진심이 드러나도록 연기적 요소(전달력)를 가미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변론할 때) 상대방이 연기 잘하는데 내가 못하면 쓰겠냐?’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나는 배우들이 대중 강연에 상당히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실제로 스타강사가 배우를 강사로 키우기도 한다.(여담. 영화를 보면 연기자들이 강연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와. 그럴싸한데.’라고 느낄 때가 많다. 반대로 강사가 연기하는 경우는? 글쎄.. 이게 또 달라서 영 어렵다고 하더라.)


자, 각설하고 연출력을 키우는 몇 가지 요소들에 대해 알아보자. 다음은 서울대 박성창 교수의 <수사학> 중 ‘기억술과 연기술’에 나오는 내용에 나의 생각을 덧붙인 것이다.


1.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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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스테네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지 못하도록 스스로 머리카락을 절반이나 밀어버리고 지하에 서재를 만들어 그곳에서 발성 연습을 했다고 한다. 또 그는 “발음이 정확하지 못하고 말을 더듬거려” 웅변가로서 결함이 있었으나 입에 자갈을 문 채 말을 하고 달리기를 할 때나 숨이 찰 때 시를 암송해 자신의 결점을 극복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큰 거울 앞에서 연설 연습을 하기도 했다. 말더듬이에다 목소리까지 약했던 데모스테네스는 이러한 부단한 연습의 결과 이 두 가지 약점들을 극복하고 훌륭한 변론가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출처: 기억술과 연기술 (수사학, 2000. 2. 15., 박성창)

-나의 생각:

1) 강사가 아나운서처럼 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을 너무 똑 부러지게 잘하면 왠지 밉게 보는 경향이 있다. 내 생각이지만 ‘말 잘하면 사기꾼’이라는 정서가 아직 우리에게 뿌리 깊게 남아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강사는 강사답게, 대화하듯이, 자연스럽게 말하면 된다고 본다. (물론 그게 어렵지만..)



2.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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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목소리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크고 적절해야 하며 발음은 분명하고 정확해야 한다. 호흡은 잘 조절되고 적절히 분배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연극적인 효과는 피하되 서술부에서는 목소리를 간단명료하게, 그리고 논증부에서는 보다 권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하며 호소에서 연민, 또는 분노에서 기원에 이르는 다양한 감정들의 변주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출처: 기억술과 연기술 (수사학, 2000. 2. 15., 박성창)

-나의 생각 :

1) 목소리 조절할 때 한 가지 팁이 있다. 무대에서 맨 뒤의 청중에게 가장 먼저 인사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목소리 크기나 높낮이, 완급조절을 하기 위함이다. 맨 뒷사람에게 인사하면서 “제 목소리 들리시나요?” 라고 묻고, 문제없으면 그 톤으로 강연하면 된다. 안 들린다면? 목소리를 키우거나 마이크 불륨을 높이면 된다.

2) 강사의 호흡이 ‘강강강강강’으로만 뜀박질해서는 안 된다. ‘강약중간약’이런 식으로 쉬어가는 맛이 있어야 청중도 덜 긴장하며 듣게 된다. 심장박동과 똑같은 속도로 말하면 사람은 안정감을 느끼고, 고조시켜 가면서 말하면 (심장 박동처럼) 사람들도 흥분하게 된다.

3) 故길영로 소장은 ‘짬’이라 표현했는데 잠시 멈춤, 쉼이 필요하다. 그게 극적인 효과를 낳는다. 강조할 때 한 템포 쉬고 말하는 것. 청중이 이미 알고 있는 답을 바로 말하지 않고, 그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쉼을 주는 것. 그것이 프로의 호흡이다. 아마추어들은 시종일관 무대에서 떠들어야 한다고 믿지만 프로들을 쉴 때 쉴 줄 안다.


3. 동작 (표정, 손동작)


“동작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논의가 얼굴의 표정이나 손의 동작에 할애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입술을 비꼰다든지, 입을 너무 크게 벌린다든지, 머리를 뒤로 젖히거나, 눈을 땅에 내리깔고 눈썹을 치켜세우는 일 등은 가급적이면 삼가해야 할 동작으로 간주된다. 대신 손은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 ....손이 행할 수 있는 동작들은 말의 숫자와 맞먹기 때문이다. 신체의 다른 부위도 말하는 사람을 도와주기는 한다. 그러나 나는 손은 그 자체로 말을 한다고 단언하는 바이다. 손은 그 자체가 제2의 말이다.“ 출처: 기억술과 연기술 (수사학, 2000. 2. 15., 박성창)

-나의 생각:

1) 지나치게 과장된 표정은 비호감을 부른다. 하지만 내용에 딱 맞는 표정은 청중을 빠져들게 한다.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지도록 표현하는 화법도 중요하지만 실제 눈으로 보여주는 것(실물)만큼 강한 것도 없다. (여담. 나는 중남미의 스타강사 영상도 종종 보는데 어째 이게 만국 공통처럼 공통된 스타강사의 표정이 있더라.)

2) 아이컨텍은 1대 1 커뮤니케이션이다. 아무리 청중이 수 천명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한 명의 눈을 보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럽다. 시선처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 사람에게 한 문장 이야기하고, 다음 문장은 다른 사람을 쳐다보며 하면 된다.

3) Zig-Zag나 W를 그리며 청중을 쳐다보라는 말 지겹게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해야 청중이 소외감을 덜 느낀다. 나를 바라봐주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 쳐다볼 때는 1. (사람을) 쳐다보고, 2. 미소 짓고, 3. 말하라. 이 3단계를 따르면 된다.

4) 슬라이드를 사용할 때 시선처리는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울까? 1. 먼저 슬라이드를 보여주고 2. 청중을 쳐다보고 3. 말하면 된다.

5) 손동작과 관련된 나의 실수담. 발표할 때 겸손히 보이겠다며 손을 앞으로 모았는데 지도교수에게 지적을 받았다. 이게 전문용어로 ‘무화과나무 잎사귀 자세’인데 자신감 없고, 위축되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뒷짐을 지자, 서구에서 ‘수갑자세’로 인식되는 것이라며 한방 더 먹었다. 손은 어떻게 두어야할까? 그냥 자연스럽게 옆에 두자. KBS 소속스피치 박사는 ‘배 위에 농구공 하나를 얹어두고 있다고 생각하고 손을 위치하면 한결 자연스럽다’라고 조언해주었다.


연기에 대한 편견을 깨자


당신이 강사라면 ‘내 몸이 도구’라는 생각을 하자. 도구(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내가 가진 언어적 요소 (목소리, 호흡, 발성, 발음, 어휘, 말투)와 비언어적 요소 (몸짓언어, 자세, 움직임, 시선, 표정, 제스처, 외양)를 십분 발휘하여 지금부터라도 배우의 연출력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적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는 직원을 Cast(연기자)라 부른다. 당연히 채용팀도 Casting Center이고, 유니폼도 Costume(무대의상)이라 부른다. 고객은 Customer가 아니라 Guest(초대손님)이다. 디즈니랜드는 직장이 무대다. 이곳의 청소부는 정말 신나게 일한다.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는 일본의 디즈니랜드만 가봤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디즈니랜드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스테이지에 오른 배역인 셈이다. 청소하는 배역, 표를 파는 배역, 안내하는 배역, 사장의 배역 등등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Show를 한다는 것이 디즈니 비즈니스의 본질이다. 그들은 다음 배역을 더 신나게 맡기 위해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사업가도 이 정도인데 강사들도 청중을 감탄시키기 위해 어느정도 Show를 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Show를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은 뒤에는 노력 한만큼 더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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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반론도 예상된다. ‘연기는 타고나는 것 아니냐고.’ 맞다. 미국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연기는 본능의 영역이지, 학습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아는 스타강사도 “사실 이건 타고나는 거다.”라고 귀뜸 해주었음을 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알 것이다. 그렇다면 연출력을 아무리 배워도 도통 늘지 않는 강사들은 영 방법이 없는 것일까?


천병희 명예교수가 원전을 번역한 <수사학/시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연기술은 타고난 재능이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끝에 그는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하지만 문체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라고.


여기서 말하는 문체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쓰도록 하겠다.



글쓴이 : 오상익 (오간지프로덕션 대표)

저서 : <강연의 시대>, 제3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 본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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