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강연의 비결은 무엇일까?
넘쳐나는 강연 중 유달리 매끄럽게 강연하는 강사들 한명쯤 떠오를 것이다. 그들의 자연스러운 강연의 비결은 무엇일까? 강연기획자인 나는 2가지로 해석한다. 첫째는‘말투’다. 프로들은 딱딱한 격식체(~하겠습니다)가 아닌 친근체(~하시나요?)로 강연하는데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이거 생각보다 중요하다. 둘째는, 오늘 이야기할 ‘연결어’인데, 연결어란 “생각들을 연결하고 그 관계를 보여주는 단어나 어구”이다. 쉽게 말해, 각기의 내용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기법인데 아래는 커뮤니케이션 학자 Stephen E. Lucas의 저서 <The Art of Public Speaking:김주환 역>를 참고하여 나의 강연분야 스승인 故 이영권 박사의 강연으로 쉽게 풀어 쓴 글이다.
연결어 1법칙. 내용 전환을 암시하라.
“자, 이제는 ~를 말씀드릴게요.”, “지금까지는 ~를 설명 드렸는데요.”라는 식으로 하나의 내용이 끝났음을 알리고, 다음 내용으로의 전환을 암시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앞으로의 내용을 예고하면 청중이 강연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예시1.
“국운이 두 개가 좋다고 말씀드렸잖아요.(내용 환기) 그 중에 어떤 국운이 제일 좋은지 살펴볼게요. (내용 전환) 지금까지 전 세계를 밀고댕기는 놈은 미국이에요. 대한민국의 100배, 한반도의 42배. 이 녀석이 전 세계를 꽉 쥐고 있어요. 무진장 센 놈이에요. 쉽게 말씀을 드리면, 여러분 주머니에 10만원이 있으면 2만7천원이 미국서 온 돈이에요. 아시겠습니까....”
예시2.
“제가 지자체장이나 CEO들 만나면 늘 부탁드리는 게 있는데 일 잘하는 직원 있으면 여기로 보너스 여행 보냈으면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길다란 고속도로가 미국에 있습니다. 4,600km. 서울,부산이 420km인데 한 나라의 고속도로가 4,600km입니다. 서울 부산 약 11배, 그게 전세계에서 제일 길다란 고속도로입니다. 자동차로 46시간을 가야 해요. 오늘은 제가 대신 여러분을 모시고 가겠습니다. (내용 전환)”
예시3.
자. 그러면 중국이 뜨는데 왜 한국이 좋냐 이것만 설명 드리면 되잖아요. (내용 환기&내용 전환) 아주 쉽게 우리 가정생활과 연결해서 알아듣기 쉽게 설명 올리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땅은 부모님한테 물려받은 유산이에요. 저나 여러분이나 부모로부터 땅을 물려받을 수 있겠죠. 중요한건 어딨냐는 거죠. 그런데 어느 날, 우리 101배짜리 야산(중국)에 신도시가 들어서기 시작하는 거에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신도시가 말입니다. 근데 재수가 좋으려니까 신도시가 들어서면 진입도로가 뚫리는데 그 도로가 우리 5천 평을 밟고 지나가는 거에요. 이럴 때 쓰는 종교용어가 있잖아요. "할렐루야" (청중웃음).
예시4.
이번에는 먹는 거 한번 보실까요? (내용 전환) OO 근처만 해도 농사 많이 짓잖아요. 우리나라 먹거리 얼마나 수입 되는지 아세요? 78%가 수입이에요. 그랬더니 어떤 분이 그래요. "쌀이 남아돈다는데요?" 우리는 하루에 600만 그릇의 짜장면이 팔립니다. 짬뽕, 라면 애들 먹는 피자, 햄버거 전부 밀가루에요. 밀가루 원료는 밀이잖아요. 밀은 100% 수입입니다. 우리나라 먹거리에 27%가 밀이에요. 더 무서운 게 하나 있죠. 9,000만 마리의 소,돼지,닭. 얘네들은 뭐 먹지요? 그렇죠. 사료입니다. 사료의 원료는 뭔지 혹시 아세요? 그렇죠. 옥수수입니다. 그러면 옥수수는 어디서 납니까? 그러면 졸던 분 바로 일어나서 대답하죠. "강원도요" (청중웃음)
연결어 2법칙. 내용의 위치를 표시하라
강연이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위치를 정확히 표시하라는 것이다. 다른 책에서는 ‘내용 이정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프로들은 강연이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를 중간 중간 짚어줌으로써 청중이 헤매지 않게 한다. 그런 것 없이 쉴 새 없이 떠들기만 한다면 청중이 따라오지 못한다. 따라서 잠시 자리를 비웠던 사람조차도 금세 강연에 집중시킬 수 있도록 내용의 위치를 표시하라. 이때 ‘첫째, 둘째, 셋째’ 식으로 숫자를 활용하면 논점의 흐름 파악이 쉬워진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다.
예시.
중국의 등장은 첫째, 세계를 완전히 뒤집어놔요. 전 세계 모든 가전제품의 부품 65%가 중국산이에요. 여기 계신 어르신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중국산 재질이 들어가지 않은 옷이 없습니다. 이 건물 안에 들어와 있는 모든 부품의 40%가 중국산이에요. 세상을 완전히 뒤집어놨다~이말 아닙니까. 그런데 중요한건 두 번째에요. 중국이 뜨면서 230개 나라 중에 대한민국에 가장 큰 떡밥을 떨어뜨립니다. 왜 그런지는 이따 설명 드릴게요. 셋째, 그래서 여러분 자제분들의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지 중국을 통해서 성공, 출세, 부자가 될 거에요.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 중국이 각광 받는 거에요. 이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30년, 50년 가게 될 "메가트렌드"에요. 큰 흐름이다 이 말입니다.”
연결어 3법칙. 내용을 요약하라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지금까지 말씀드린 걸 요약하면~”이란 식으로 이제까지 강연 내용의 핵심을 요약해주는 것을 뜻한다. 청중이 지금까지의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재차 확인하고, 주요 내용을 상기 시키는 게 목적이다.
예시.
“오늘 제가 부지런히 말씀드리려고 했던 요점을 정리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정말 좋습니다. 대한민국은 5천년 역사상 앞으로의 50년이 제일 좋습니다. 그때의 주인공은 여러분 자제분이나 손주 분들입니다. 그들이 타고난 재능을 각계각층에서 극대화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시면 세계적인 인물과 세계적인 부자들이 쭉쭉 나올 확률이 높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확신을 드리면서 여러분들 자제분들을 좀 잘 길러 주십사 하고 제가 말씀 드린 겁니다. 아버지 어머님들. 오늘 만나 뵙게 되서 반가웠습니다. 이영권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러한 ‘연결어’는 평소 따로 정리해두었다가 최종원고(시나리오)를 쓸 때 가져다 붙이면 효과적이다. 다만, 강사 개인마다 습관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연결어(그래서, 그런데, 쉽게 말해 등)가 있는데, 가급적 다채로운 연결어를 쓰면 훨씬 강연의 맛이 산다는 것도 알아두라.
글쓴이 : 오상익 (오간지프로덕션 대표)
저서 : <강연의 시대>, 제3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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