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들은 어떻게 비유하는가?

쉽게 비유 한다는 것은 핵심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뜻

by 오상익

프로 강사들은 비유의 귀재들이다. 그들은 어려운 내용도 알아듣기 쉽게 명쾌하게 풀어 설명하는 능력이 탁월한데 그 비결은 비유 덕분이다. (예수의 가르침도 비유가 많이 등장하지 않는가.) 비유는 직유법, 은유법, 반유법 등으로 나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은 학자들의 몫이므로 오늘은 강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큰 틀에서의 비유를 다루고자 한다.


먼저,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비유를 통해 쉽게 풀어낸 사례를 보자.


1. 경제학이 말하는 시차(Time 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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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1.

“제가 35년 경제학을 연구한 결과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이 오르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사실이에요. 문제는 정부가 이걸 모른다는 거죠. 왜 모를까요? 호황이 금방 안 오거든요. 시간이 걸려요. 이것을 경제학에서 ‘시차’라고 해요. (비유)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로 발병하나요? 아니죠? 빠르면 7일 늦으면 2주 걸리잖아요. 이걸 잠복기라고 하죠? 경제학에서는 이 잠복기를 시차(Time lag)라고 하죠.”


예시2.

“장인어른이 두더지게임을 했는데 한 마리도 못 잡으시는 거에요. 이 과정을 한번 볼까요? 두더지가 눈동자에 포착되는 순간! 실시간으로 시신경을 따라 뇌에 정보를 전달하죠. 그러면 뇌가 정보를 분석하겠죠? 망치로 때리라고! 그런데 장인어른 망치가 4초 후에나 나가는 거에요.. 벌써 두더지는 다 기어들어갔죠.. 이런 현상을 경제학에서 ‘시차’라고 해요. 한 나라가 경제 정책을 내놓으면 효과는 한참 뒤에나 나타나는데 그게 바로 시차(Time lag)입니다.


(출처. S여대 경제학부 교수)



2. 시차가 걸리는 이유는?


예시.

“환율이 800원에서 1,200원이 됐어요. 수출대박이겠죠? 헌데 대박이 금방 오나요? 아니죠. 환율이 50% 올라가면 수출기업이 가격을 내리겠지요? 근데 문제는 바로 못 내린다는 거에요. 왜냐하면 다음 날 갑자기 환율이 떨어지게 되면 가격을 또 올려야 하잖아요? 즉 환율이 오른 후 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섣불리 가격을 못 건드린다는 거에요.


(비유) 예를 들어볼게요. 남편이 동창회가서 술이 떡이 되어 돌아왔어요. 30년 같이 살던 부인이‘당신하고 못 살아!’하고 집을 나갔다고 해서 남편이 바로 재혼을 서두를 순 없잖아요? 왜냐? 부인이 안 들어오는 게 확실해져야 재혼을 할 거 아니에요. (웃음) 마찬가지로 환율이 올랐다고 해서 기업이 가격을 즉각 내리지는 않기 때문에 시차가 걸리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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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딱딱한 경제 이야기도 쉽게 이해시키는 능력. 그것이 비유의 힘이다. 여기에 입담까지 좋다면? 이런저런 강연 프로그램에서 당신을 섭외하려고 안달이 날 것이다.


비유는 상황에 맞게!


뻔한 말이지만 비유도 상황(주제)에 맞게 해야 한다. 내용과는 딴판인 억지스런 비유를 갖다 붙이는 강사들 의외로 많지 않은가. 또한 비유도 무조건 청중에 맞춰야 한다. 가령, 당신이 위인으로‘콜럼버스’를 비유했는데 청중이 남미계 사람들이라면? 콜럼버스를 남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하고, 원주민을 학살하고, 금을 빼돌리고, 노예로 팔아먹은 희대의 악당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아무리 강연 잘 했어도 그냥 폭망한거다..) 당신이 ‘최고의 스포츠’로 축구를 예로 들었는데 청중이 야구 골수팬들이라면? 속으로‘쟤 뭐래는 거야?’라고 하지 않을까. 즉 비유도 청중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꿀팁. 청소년 대상 강연이라면 그들의 주요 관심사인 연예인이나 게임 등으로 비유하면 아주 좋다.)


다음으로, 명강사의 강연 속기록을 통해 탁월한 비유에 대해 더 알아보자.


당신의 자녀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출처: 故이영권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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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 진입한 20개 나라를 살펴보면 그 나라 안에는 반드시 A 아니면 B, 두개가 다 있든지, 둘 중에 하나가 반드시 있는데 그 A는 바로 지하자원입니다. 땅속에 묻힌 게 많은 나라에 태어난 것은 좋은 겁니까 나쁜 겁니까? 당연히 좋은 거죠. (중략)
우리나라 경제의 80%가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요. 우리는 지하자원이 너무 없는 나라입니다. 근데 지하자원이 많아서 선진국에 간 나라가 20개 선진국 중에 8개 밖에 안돼요. 12개가 바로 B를 가지고 갔어요. 이것 때문에 오늘 여러분이 모인 겁니다. 이게 바로 <사람의 경쟁력> 이라는 거에요.(중략)
이해를 돕기 위해서 우리 개인 이야기로 살짝 뒤집어볼까요? 국가가 선진국, 강대국, 잘사는 나라에 가길 원한다면 개인은 뭐가 되길 원해서 열심히 살고 있나요? 성공,출세,부자 아닙니까? ....부자가 되려면 여러분 집에 두개가 있든지, 둘 중에 하나라도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지하자원에 해당되는 게 집에는 뭐에요? 두 글자로 "유산". 유산하니까 별로 반응이 없으시잖아요. 받아본 게 없어서 그래요. 집에 가면 우산은 많죠. 우산과 유산. 이거 작대기 하나 차이인데 인생 엄청 꼬입니다. (웃음) 아버지 잘 만나는 거 복이에요 아니에요? 복입니다. 그게 국가로 치면 지하자원에 해당된다는 거에요. 그죠?
그런데 여러분 자제분들이 유산을 못 받아서 부자가 못 된다면 무슨 재미로 살겠어요. 근데 너무나 묘한 게 유산을 받아서 부자 된 사람은 대한민국 부자 중에 15% 밖에 안돼요. 85%가 전부 저 같은 자수성가형이에요. 여러분 자제분들에게도 하늘이 준 재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 있다는 거에요. 더욱이 앞으로 대한민국이 부자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 자제분들이 부자 될 확률은 예전보다 훨씬 높아진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당신의 자녀도 부자가 될 수 있다> 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는 겁니다. 그때 부자는 지금 수준의 부자가 아니라 세계적인 부자가 나오게 생겼으니 자제분들 잘 길러주십사 하고 제가 말씀드릴 수 밖에 없는거잖아요. 그죠?”


선진국이 되려면 ‘A(지하자원) or B(인적자원) 중 하나가 있어야 한다’라는 대명제를 가져와, 개인이 성공하려면 ‘A(유산) or B(개인의 경쟁력)’중 하나가 있어야 한다라고 은유하였다. 그리고 인적자원으로 선진국에 진입한 국가 수를 언급하며 우리나라도 지하자원(유산)은 없지만 인적자원(개인의 경쟁력)으로 승부하자! 라는 주장으로 절묘하게 연결시켰다. 이처럼 비유도 요지에 부합해야지 억지스럽게 배열하면 전혀 설득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지금까지 강사의 표현법 중 비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프로들은 알 것이다. 이렇게 쉽게 비유하려면 엄청난 내공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어떤 주제를 장황하고 난해하게 말한다는 것은 아직 본질을 꿰뚫지 못했다는 뜻이고, 쉽게 말한다는 것은 핵심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온라인 강연으로 이제 도망갈 곳도 없다. 이제 진짜 실력자들의 시대다.



글쓴이 : 오상익 (오간지프로덕션 대표)

저서 : <강연의 시대>, 제3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 본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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