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웃는 시간이 얼마나 되세요?

by 파랑새를 찾아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 요즘 많이 웃고 있구나.’


돌이켜보면 일할 때는 줄곧 무표정이었다. 팀원들과 즐겁게 얘기를 하고 웃더라도 금세 다시 무표정이 되곤 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꽤나 집착하며 ‘나’라는 사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냥 그렇게 서서히 웃음을 잃어갔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지난 하루가 힘들어 아내에게 토로하며 눈물을 흘리곤 했다.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라는 곡의 가사가 마치 아내가 나에게 해주는 위로처럼 들려 수 없이 들었다. 아직도 그 곡을 들으면 울컥한다.

어릴 적부터 꿈꿔온 마치 천직인 줄만 알았던 직장은 나의 웃음을 점차 앗아가는 웃음블랙홀이 따로 없었다.


최근 육아휴직으로 아이와 매일을 함께하는데 이제 막 돌이 지나 한창 귀여울 때라 그런지 웃을 일이 많다. 아이가 “쿵쿵따- 쿵쿵따-”라고 말하며 한 발, 한 발에 무게를 실은 채 몸을 좌우로 기웃거리는 모습, “윙크!”라고 말하면 말 끝나기 무섭게 두 눈을 깜빡이는 모습,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면 앉아있던 서있던 그 자리에서 고개와 몸을 좌우로 흔들며 까딱까딱 흔드는 모습 등 아이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휴직이 주는 보답이 꽤나 달달해서일까.

앞선 글과 같이 휴직을 앞두고 했던 갖가지 걱정과 고민들은 더 이상 문제 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어찌 행복한 일만 가득하랴. 날씨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거나 구름이 잔뜩 낀 우중충한 날도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아이에게만큼은 늘 웃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나를 발견한다. 설사 때때로 나의 하루에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날에도 아이가 날 바라볼 때는 자동으로 내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 무릎 중간을 톡 쳤을 때 다리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이건 뭐 거의 무조건반사다.

아마도 아빠의 늘 밝은 모습, 언제나 한결같은 안정감을 주고 싶어서가 아닐까.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하다.

난 그저 그렇게 아이를 향해 열심히 웃어줬을 뿐인데, 정말 그뿐인데 어느새 내 삶이 웃음으로 가득 차 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가 나에게 웃는 방법을 알려준 것 같다.


웃음은 비싼 것도 아니었고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내가 ‘마주한 상황’에서 ‘웃을 수 있다면’ 그냥 ‘일단 한 번 웃어보면 될 뿐’이었다.


아이를 위해 웃었건만, 되려 나의 삶을 웃음으로 가득 차게 만들어 준 아이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 웃음에도 연습이 필요하구나.

처음에는 진짜 웃음이 아닐지라도 계속 웃다 보면 어느새 사소한 것에도 절로 웃음이 지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비단 아이로 인한 웃음뿐만이 아니라 말이다.


일상 속 작은 웃음을 실천해야겠다.

소소한 웃음들이 모여 커다란 웃음으로 번지고,

어느새 내 삶은 “하하, 호호, 까르르까르르” 웃음으로 가득하겠지?


바로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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