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숲과 다면신
지혜의숲에서 왕좌의 게임을 생각한다.
지혜의숲이 개관하고 얼마있지 않아 책들의 무덤이라고 비판하는 글들을 기억한다.
인상적인 도서관이 없던 시절 새로운 도서관의 개관이었기에 그러한 비판이 민감한 사람들의 말 거들기 정도로 생각 되었다
오랜만에 지혜의숲을 들어서고서 책의 무덤이라는 것과 오버랲되는 한가지 이미지가 선명하게 따올랐다.
왕좌의 게임에서 얼굴없는 사람들이라는 청부살인업자들이 섬긴다는 다면신을 떠올리게 했다.
다면신이 정확히 어떠한 정신을 신봉하는지 이해가 깊지는 않지만, 청부살인을 행하기 위해서는 그때마다 보관된 하나의 얼굴을 가면처럼 쓰고서 위장을 한다는 점은 명확히 기억한다.
자기로서는 변화하거나 바꾸어내지 못하는 것을 그 가면으로서는 가능케 하는 것, 살인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어쩌면 다면신의 능력인지도 모를일이다.
다면신이 이상하게 책들이 꽂힌 서가외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책의 용도 혹은 능력과 유사한 점이 있어서는 아닐까?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경험하디 못한 것을 책들을 통하여 마치 자기의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
서가에 꽂힌 채로는 죽어있지만 누군가에게 씌워지면 다시 생명을 얻는 것 처럼
책이 다면신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