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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운양반 Nov 17. 2017

저 풍경의 주인공은?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게 있다

보고 있다.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명확하게 무언가라고 인지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보고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하나씩 보기를 시작해 본다. 나무를 지지하는 3개의 막대기가 벚나무 같은 나무를 지탱하고 있다. 오래전에 심어서 더이상 지지대가 필요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든지 아니면 해체하는 번거로움이 그러한 논리적 시스템을 작동케 했는지도 모른다.

잔디가 길게 자랐다. 저만큼 자라기를 생각하지 못했거나 웃자랐음에 틀림없지만 경울이라 곧 누렇게 변할 것이기에 달리 돌봄이 필요없는지도 모를일이다.

꽃일까? 아니면 잡초일까? 꽃이라고 하더라도 뭔가 의도하지 않은 식재로 자란 것처럼 줄기만 흔들린다. 곡 말라 버리고 말게 틀립없다.

그앞으로 인도를 마주하면처 사철 프룬잎을 유지할 화초가 있다. 큰 벚나무, 바닥의 잔디, 그리고 인도를 마주하고 있는 낮은키의 푸름 나무는 보행자의 시각을 나름 진지하게 고민하여 만들어진 화단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차들이 나니는 도로에는 아스팔트의 섬같이 사각의 땅에 마련된 또다른 키 큰 나무가 있다. 보이지 않지만 그 바닥에는 잔디나 아니면 다른 키작은 화초들이 식재되어 있을게다.

왕복 8차선의 도로 너머에는 키작은 나무들이 도로를 면하고 그 뒤로 키큰 나무들이 보행자의 길옆으로 서있다. 기획한 공무원 혹은 수주한 조경회사의 담당자는 그 길을 걸어갈 보행자의 시각이 아니라 이쪽 건너편의 시각을 위주로 작은 나무들을 먼저 위치하게 한 것이 분명하다. 그 길을 겅러갈 보행자의 입장에서라면 이쪽편 길처럼 반대의 순서가 되어 잇어야 할게다.

적벽돌 색깔의 보행자 길은 강을 따라 걸어갈 것을 누군가는 뛰어서 누군가는 자전거로 여유로운 시간을 달리게 될 것을 생각하고서 만들어졌을게 틀림없지만 저길을 달리는 사람조차 한 번도 저길을 걷거나 달린 적이 없을 것이다.


가은 분명 아래로 흐를거다. 밀물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강은 왼쪽으로 흘러간다. 왼쪽이 아래인게 분명하다.


건너편에 강둑에 차들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곧바로 차도와 면하고 있지 않음을 짐작하게 한다. 나무들이 있고 금방 자그한 물체가 움직인다. 사람임에 틀림없다.  평일 낮시간 저 강둑을 달리는 사람. 실업자 혹은 은퇴자 둘 중 하나다. 자의적 은퇴자가 없다고 본다면 실업 상태의 늦은 취준생 신분인지도 모를일다.


이사를 가기로 한 집은 옥상이 있다.

그 옥상을 어떻게 꾸밀지 이런 저런 생각을 시작하면서 나무들을 보게 된다. 산에 있는 멋진 소나무를 하나 뽑아서 몰래 가져가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도대체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금방 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분들을 유심히 본다.  

소나무를 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부터 가로수로 소나무가 이렇게 많았다는 것이 이제서야 보인다. 그 사이 사이로 다시 나름의 의미와 공간감으로 식재되었을 나무들과 화초를 보게 된다.

이전에 보이지 않았음은 다시 말 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도,

나도,

그렇겠지? 


누군가 의미있는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면 그냥 풍경일 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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