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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illness Jul 28. 2020

걸을까요?

나에게 고백을 하려거든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거미줄처럼 엮인 비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골목 너머 저 끝에서 삐져나온 환한 불빛이 보일 때가 있다. 그리고 그 환한 빛 아래서는 모든 것이 반짝이며 빛난다.


땀이 삐질 흘러나오는 뙤약볕 아래서도, 두 발이 모두 꽁꽁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도 나는 그 빛을 따라 쉬지 않고 걸었다.

때로는 헤맸고, 때로는 지쳤으며, 때로는 넘어지기도 했다.


'같이 걸어요'라는 말에는 그저 함께 걷자는 의미 너머의 무언가가 포함되어 있다.

함께 걷자는 말.

함께 헤매고, 함께 지치고, 또 함께 도착하자는 말.

그만큼 값지고 아름다운 한 마디가 또 있을까.


당신이 나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거든, 돌아가는 길이더라도 꼭 나와 함께 가고 싶은 길이 보이거든 그저 이렇게 말하면 된다.

.

"같이 걸을까요?"

.

정말 그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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