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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주한옥 Feb 27. 2024

나의 첫 고양이 ♡ 신기한 우연의 첫 만남

살면서 힘든 일이 누구든지 언제나 생기기 마련이지요.

겪지 않아도 될 일과 겪어야 할 일들.

그리고 삶은 늘 계획대로 흐르지 않죠.

그러하기에 재미있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새삼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뜻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닐까 싶네요.

저 또한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그리고 마음이 아팠던 일을 겪고 난 후 삶의 이유가 사라질 만큼 힘들었을 때 신기할 만큼 저에게 나타나주었던 작지만 소중한 나의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2020년에 저는 인생에서 가장 정신적. 신체적으로 힘든 고난의 해였습니다. 삶을 놓고 싶을 정도로 세상의 죄를 다 받는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행복과 불행이 함께 겹쳐 저에게  엄습했고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 삶의 끈을 놓고 싶을 만큼 피폐해져 갔습니다


그럴 때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나의 병든 마음을 치유할 웃을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어느 날 마음이 너무 힘든 나머지 그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 수 있을까 싶어 대구에 있는 대형 백화점 근처에 사는 친동생네 집에서 하룻밤 보내고 다음날 쇼핑하러 갈계획이었어요.


동생이 지인 만나러 간다고 해서 동생에게

" 고양이 한 마리 키우고 싶어 "라고

뜬금없이 한마디를 던졌어요.


그런데 5시간 이후에  동생과 동생의 남자친구 (현 제부)가 새하얀 작은 담요에 작은 무언가를 소중히 안고 집에 돌아오게 되었어요.


무엇인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 언니가 고양이 키우고 싶다고 해서  데려왔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지인모임에 갔는데 자동차 휠에서 무언가 제 동생을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다고 해요.

아니나 다를까 정말 작은 아기고양이가 쳐다보고 있었다네요.

처음 발견당시 동생이 찍은 사진

언니의 말이 생각난 동생은 유튜브에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부르는 소리를 틀었더니 의심 없이 담요에 와락 안겼다고 합니다.

그때가 새벽 1시쯤이었고 동생은 의심의 여지없이 안겼던 손바닥만 한  작은 아기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어요.


구조당시 집에 데려와보니 비틀비틀거리며 왼쪽 뒷다리를 절면서 걷기도 힘들어해서 24시간 동물병원을 수소문해서 동생과 택시를 타고 진료를 보러 갔답니다.


다행히 귀 진드기나 다른 이상소견은 없었지만 왼쪽 뒷다리를 저는 것이  영양결핍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선천적인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하였고 X-Ray 검사상에는 배안에 모래알갱이가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봐서는 2~3일 정도 굶어 배가 고파 흙을 먹은 게 아닐까라고 의사 선생님이 얘기해 주셨어요.


저는 그 당시 고양이에 대해 문외한이라 아는 것이 없는 상태였는데 의사 선생님 얘기로는 아메리칸 숏헤어라는 품종묘라고 하셨고 꼬리 끝부분이 꺾인 것으로 보았을 때는 근친교배 가능성이 보이며 태어난 지 4~5주로 추정된다고 하셨어요. 당시 몸무게가 500g인 데다가 왼쪽뒷다리를 절고 있어서 아마도 어미가 약한 새끼라고 버렸을 수도 있고 아니면 품종묘인데 병약하게 태어나고 다리를 절기에 유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이 된다고 하셨어요.


배안에 가득 찬 모래들은 너무 어려서 손 쓸 방법은 없고 일단 다행히 이가 작게 나 있어서 습식사료는 먹일 수 있다고 해서 로얄캐닌 베이비 캔을  먹이고 배안에 것들을 배변으로 밀어낼 수 있게 도움 되는 약을 일주일치 처방해 주셨어요.


할 수 있는 방법은 변으로 나오는 것 밖에 없었고 큰 돌멩이가 없길 바라는 것밖에 없었어요



 

병원 진료를 마치고 새벽 3시쯤 급하게 24시간 운영하는 마트를 찾아갔더니 다행히 고양이모래와 습식사료팩도 팔고 있었고 병원에서 가져온 것과 섞어 먹였어요.   동생집 방한칸에 종이박스가 있어 급한 데로 화장실을 만들어주고 의사 선생님이 얘기해 주신데로 숨을 곳과 잘 곳을 종이박스로 임시방편이지만 만들어주었답니다.


고맙게도 잘 먹고 잘 뛰어놀고 정말 감사하게도 3일이 지나 변으로 모래덩어리들이 변으로 배출이 되었어요. 그리고 일주일 뒤에 병원에 진료를 보러 갔더니 배 속에 모래들이 깨끗하게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손바닥만한 시절



왼쪽 뒷다리는 여전히 절고 있었고 동생네 집에 맡겨놓고 저는 제 집으로 돌아온 터라 동생에게 아기고양이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들었어요.  저 또한 반려동물을 들인다는 것이 제가 키우고 싶다고 해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 판단되었기에 일주일이 넘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마음을 정했을 때는 아는 것이 너무 없는 상황이라 우선 책부터 구매해서 읽어보기를 시작했어요.




 양이를 키우는 분이 많아서 서적도 다양했고 여러 책들을 고민하다가 이런 서적이 있다는 걸 처음 접했고 5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이 있다는 거에 놀랬지만 말 못 하는 친구와 함께 산다는 건 내가 더 잘 알아야 한다는 책임감도 무시할 수 없었어요.

저는 그렇게 이 고양이와 신기하고도 우연인 만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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