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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Feb 07. 2023

아파도 괜찮아

주위를 돌아보면 나 빼고 모두들 잘 살고 또 아무런 걱정이 없이 사는 듯합니다. 늘 그렇게 사람들의 모습은 나보다 몇 배는 더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모두가 걱정 없이 살고 있다면 사람이 아닐 거예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저마다의 걱정과 어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더 깊숙이 힘들어지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나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주변의 환경 역시 불안정의 연속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알고 보면 걱정이 없는 사람이 없듯, 아프지 않은 사람도 없으며, 외롭지 않은 사람도 없습니다. 결국 상처한 번 안 입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면 그것은 거짓 아닐까요. 그저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내비치는 상대의 모습에 왜 나는 저렇게 자신 있지 못할까라는 자괴감을 가지는 것이라면 이제는 참아내야 합니다.


애써 그렇지 않은 척하지만 알고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죠. 그게 비록 그렇지 않게 보이더라도 그 내면에는 저마다의 상처가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혼자서 힘들어하지 마세요. 자신이 아프고 힘들수록 또 다른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의 아픔을 상상해 보세요. 알고 보면 나의 상처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내 아픔도 다른 누군가의 영향 속에서 치유가 되면 좋겠네요.


책에서 보았습니다. 아메리칸 인디언이 빠른 속도록 말을 달리다가 어느 정도에서는 천천히 움직이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말과 함께 육신이 너무 빠르게 앞으로 나가 버리면 영혼이 뒤쳐지기 때문에 따라올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증명된 바는 없지만, 한 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잠시 멈춤이 필요한 우리들에게 말이죠. 요즘처럼 빠르게 세상이 살아지는 때에 뒤를 한 번 돌아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상이란 덜 아픈 사람이 나보다 더 아픈 사람을 보드듬고 위로해 주는 게 세상이고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사람 간의 관계는 연결이 되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겠죠. 과연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게 알아 나가는 것 자체가 나를 치유하게 해 줍니다. 환경을 이해하면 그 속의 내면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레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나만 빼고 아프지 않을 것 만 같은 모든 환경이 알고 보면 별 거 아니라는 것 알아가게 되는 건가 봐요. 모두가 잘 사는 것 같은 데 나만 이렇게 힘들어할까라는 생각을 바꾸는 방법은 없습니다. 속마음으로 그 환경을 바꾸는 건 그렇게 어렵습니다. 그저 내가 아프고 힘든 만큼 다른 누군가의 눈물도 닦아 주면서 나의 내면도 치유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바로 사람이 움직이는 세상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가끔은 잊지 못하는 지난 날의 회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내 안에는 아직도 과거의 조각들이 남아 있어서 그렇습니다. 의학적인 진단만이 이니라 과거의 일을 하나씩 떠올려 가며 "그때는 왜 그렇게 했을까"라며 자신을 더욱 아픈 곳을 밀어 넣기도 합니다. 작은 과거의 파편들을 어떻게 하면 잊을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그래도 하나 확실한 희망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졌다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우리는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애써 괜찮은 척을 하더라도 그게 전부가 아님을 알아가고, 또 아직 살아볼 만한 삶이라고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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