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이뤘다고 자찬하지만 알고 보면 보이지 않은 누군가 도움의 결실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있다. 개구리 올챙이적을 모르는 것처럼 내가 지금 성장한 순간에 승리감에 빠져버려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버린다. 이때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사람이 떨어져 나가는 인간관계에서 오류를 범하게 된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내가 사는 지역에도 원로들도 많고 사회 저명인사도 많다. 특히, 각종 봉사 단체나 지역 일꾼들이 모인 조직이 있는데, 나는 그중 하나의 단체에서 임원을 맡아 봉사의 기회를 얻었다. 사실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서 가장의 역할을 하면서 하나 부족한 게 있다면 사회활동이었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은 새로운 성장 발판을 찾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사회성을 유지하는데 그만한 것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고 집과 회사에서 느껴보지 못한 사회성을 경험하는 것 아닐까.
그렇게 봉사를 시작한 지 5년째 되었고, 이제는 어느덧 임원으로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가 맡은 직책은 남들보다 조금 더 몸을 움직이고 땀 흘려야 하는 활동적인 면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복수의 사람들이 이 보직을 얻기 위해 다양한 채널로 청탁을 하는 게 아닌가. 이게 뭐라고.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알고 보면 나름의 보직이니 어디에 내세울 수 있어서 그런가.
아무튼, 내가 처음 보직을 얻을 때에는 조직 내 큰 어른이 "자네가 한 번 해보는 게 어때?"라는 제안으로 시작했다. 당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렇게 나는 임원으로 시작한 것뿐이다. 그런데 시간이 나를 늙게 만들었는지, 요즘 내가 노력하고 잘 하기 때문에 이 직책을 얻었다는 나름의 자화자찬을 일삼는 나를 발견해버린 것이다.
언제 이렇게 내가 성장했다고, 내가 잘나봐야 얼마나 잘났다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내가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나도 별 볼 일 없는 성장 욕구에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겸손을 내다 버린 철부지가 되어버렸다. 소름 끼치고, 덕지덕지 낀 해묵은 때가 이제서야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