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에 관하여

Photo by@paris_shin

by 한상권

유언장이라고 하면 어둡고 습한 느낌에 기분 좋은 콘셉트는 아닌 듯하다. 누구나 찾아오는 그 길이 그렇게 반갑고 맞이할 만한 그런 길이 아니라서 그런가. 세상에 남겨둔 게 많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떠나는 게 아쉬워서 그런 것일 게다.


쉽게 말하기 힘든 '유언장'이라는 제목으로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며 주저하기도 했지만, 나름 괜찮은 생애 전환점을 발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말했듯이 언젠가 올 그 시간이 언제인지 모른다면, 홀연히 세상 알 수 없는 관성으로 세상을 떠날 수 도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나를 말해줄 무언가를 남겨두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말하는 유언장은 오늘이 소중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럴 거라고 궂게 믿고 싶다. 사랑의 상대가 나로 인해 받을 상실감을 어떻게 달래줄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았기 때문이다.


그래, 오늘 지금의 마음을 유언으로 남겨놓자. 그래서 출근길을 나서고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나를 기억할 지금의 내 생각을 글로 남겨주는 거다. "사랑해" 한 마디를 못하고 사라지면 그 사람이 얼마나 아플까.


그래서 내 책은 사랑의 메시지라고 보는 것도 틀린 건 아니다. 따뜻하진 못하지만 진심을 담아 세상에 남겨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이 마지막 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