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치며

by 한상권


출근을 위해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내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보면서 다짐한다. 오늘도 무사히 잘 다녀오겠다고. 그러나 그런 다짐은 출근길 회사를 향하는 발걸음을 한 발짝씩 옮기면서 대부분을 상실하고 만다. 그렇게 창백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내 발걸음은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또 내일도 마차가지 일 것만 같다. 그런 일상의 무료함이 발전하지 못하는 나를 대변하는 것만 같다.


하루를 시작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회사를 위해 하루를 살아간다. 그게 자신을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심리적 족쇄임을 모르는 이는 없으면서도 그렇다. 힘들어도 그래도 퇴근하고 돌아가면 “아빠~”, “엄마~”라고 부르며 현관문 앞에 서있는 나를 향해 달려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루를 잘 버텼다는 나만의 성취감을 안고 집에 들어간다.


KakaoTalk_20220123_153320614.jpg Photo by@paris_shin


그렇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쉴 새 없이 나를 불태워 회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회사를 위한 노력은 나만의 성취로써 인정받을 뿐이다. 힘들어도 하루가 벅차더라도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게 나의 존재임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회는 나를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부품으로 보지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기를 꺼려 한다. 나의 존재의 유무는 회사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일정 부분 내려놓아야만 하는 게 우리 사회라면, 나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요즘처럼 사람 냄새 맡기 힘든 시대도 없었을 것이다. 마스크를 쓴 지 벌써 2년이 넘었지만 언제 다시 환한 미소로 사람과 인사를 나눌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보이지 않는 내일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놓칠 수 없는 게 바로 우리의 삶이다. 그러니 조금만 더 버티고 움직여보자. 이제 곧 좋은 시간이 다가온다고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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