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없으면 벌통의 기능은 상실한다

by 한상권

우리나라 국가 원수이자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티브이를 켜면 연일 후보들 간의 네가티브 공세가 이어지고 나는 슬며시 리모콘을 돌린다. 지겹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급조된 공약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대 후보 흠집 내기를 보는 시간조차 아깝기 때문이다.


예전만 해도 선거의 향방이 대부분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 2000년 대 초반이 되면서 선거전의 결과에 따라 승패가 예상을 뛰어넘어 상상하기 힘든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안정권과 멀으면 멀수록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고 상대의 약점을 깊숙이 파고 들어가 마구 후벼 파버린다.


민주국가에서 선거란 국민 최고의 권리라고 할수 있지만, 사실 이기고 지고의 문제 이지 등수를 나누는 게임은 아니다. 1등은 존재하지만 나머지는 그 의미가 없다. 잘 나가던 지방의 지주 가문의 큰아버지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2등을 하면서 집안을 뿌리째 흔들었다는 이야기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그런 선거의 게임은 마치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와 결부 지을 수 있다.


KakaoTalk_20220126_222745260.jpg Photo by@paris_shin


어느 순간부터 정치인을 비호감 1순위로 지목하게 된 듯하다. 내가 정치인이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는 법도 바꿔치기하고 국가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어쩌면 정치에 관한 선입견에서 나온 오류적 판단일 수 있다. 다만 이게 나와 같은 유권자의 많은 수의 여론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선거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는, 내가 먹고사는 문제이고, 또 우리 삶의 질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미래 계획이기 때문이다. 꿀벌들이 사는 벌통에 여왕이 없으면 그 벌통의 기능은 상실하게 된다. 꿀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 보이는 여왕벌일지라도 그게 결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닌 거다.


티브이 리모콘을 돌리려 했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선거이야기에 집중해보려 한다. 가능하면 객관적으로 모두를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밝은 면을 보려고 노력해본다. 내가 존재하는 우리의 조직이 그 기능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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