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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May 27. 2022

개구리 울음 소리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기 마련이다. 사람들에게 봄을 알리는 가장 빠른 자연의 시그널은 무엇이 있을까. 강남 갔다 돌아오는 제비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머니머니 해도 '꽃'이 아닐까 생각한다. 꽃이라는 것은 모든 생명이 탄생하는 시작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꽃이 피고 봉우리가 지면서 열매를 맺고, 그 열매 안에는 씨앗이 들어 있으니 말이다. 씨앗이라는 건 그런 것 같다. 모든 생명의 시작이라고.


개구리는 봄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물이다. 겨울잠 자고 일어난 개구리는 얼음 녹은 강가에서 새로운 생명을 준비한다. 대체로 4~5월 즈음에 알을 낳아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나는 그 개구리들이 울어대는 봄과 여름 사이의 초록색 자연이 그렇게도 좋다. "개굴개굴" 울어대는 개구리울음소리가 별 빛 수보다도 많은 초여름 밤하늘이 우리를 평온하게 만든다.


그런 개구리도 요즘 수난시대에 접어들었다. 자연은 점차 사람들이 말하는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길거리에서 자동차 바퀴의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태초 때부터 자연의 법칙은 냉정하기는 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강자보다 약할 때 자신의 생명을 보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개구리는 자연의 법칙에서 패배하고 있는 걸까. 


조용한 강가 밴치에 앉아 자연의 소리를 감상해본다. 이보다 더 좋은 영양제가 어디에 있을까. 자기의 존재를 한껏 알리는 개구리처럼 나도 존재의 사실을 알리는 나만의 초여름이 다가오겠지. 눈을 지긋이 감고 생각해본다. 그때 나도 힘차게 개굴개굴 울어대고 싶다. 나는 개구리울음 소리가 그렇게도 좋다. 세상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고요한 밤하늘을 자연의 소리로 조화를 이루니 말이다.


paris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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