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시고 적당히 새콤한 산골 앵두 맛
앵두나무에
빨갛게 고운 앵두가
주렁주렁 열렸어요.
저 나무를 언제 심었을까,
삼사 년은 훌쩍 넘었을 거예요.
그동안 앵두 몇 알씩 달린 모습을
보고 또 보았지만,
따서 맛보지는 못했어요.
동글하고 빨간 앵두가 참말 이쁘다,
하고 감탄하기 바쁘게
금방 사라지더라고요.
아마도 분명히
산골 새들이 다녀간 덕분에요.^^
올해는 앵두나무도 살기가 괜찮았던지
열매를 전보다는 많이 맺었더라고요.
어쩌면 처음으로 앵두를 거두었어요.
그래 봤자 작은 그릇에 담길 만큼이요.
동글동글 빨갛게 어여쁜 앵두들.
“앵두 같은 입술”이라는
그 흔한 말이 어찌 나왔을지
저절로 짐작이 되더라고요.
콩알처럼 작은 앵두를
한 줌 입에 넣어 봅니다.
조금 시고
조금 달고
조금 떫고
적당히 새콤하고
그랬어요.
그 맛이 저한텐
딱 좋았답니다.
앵두 여러 알 입에 담으며
우리네 삶도
그랬으면 싶었어요.
조금 힘들고
조금 기쁘고
조금 아프고
적당히 행복하고.
그렇게
앵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