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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킴 Jan 12. 2019

스마트폰 8. 나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을 통해 방구석에서 전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된 우리가 시간이 갈수록 더 개인적인 삶을 추구하고 세계로부터 고립되며 사회에 무관심해지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금이야말로 빛나는 지성과 따뜻한 마음이 필요한 때이다. 눈을 반짝이며 진짜 세계를 봐라보라! 누군가의 틀에 맞춰 예쁘게 편집한 버전으로 알려주는 달콤함과 편안함에는 결코 익숙해져선 안 된다. 남이 보여주는 걸 본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의도대로 보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만의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계속 질문하고 나와 다른 이야기들에 기꺼이 시간을 할애해 마음을 열고 들어야 한다. 

 바닷가에서 놀 때, 수영을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은 튜브에 타고 물결에 따라 흔들리는 게 안전하고 편안하다. 하지만 그대로 있으면 파도에 따라 더 넓고 깊은 망망대해로 휩쓸려 가버릴 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에 아무런 의심 없이 푹 빠져 있던 내 모습이 그랬다. 의식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파도에 휩쓸려 가는 사람처럼 생각이 거대한 흐름을 타고 둥실 떠내려 가버리곤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 힘으로 세차게 발길질을 하는 것이다. 한 번에 될 리가 없다. 한 번 물에 떠서 내 의지대로 움직이려고만 해도 부표를 잡고 발길질 연습을 얼마나 해야 하는가, 잔잔한 고인 물에서는 쉽게 되던 수영이 바다에서는 또 얼마나 힘들기만 한가. 하지만 그런 연습을 통해 길러진 근육 없이는 더 큰 세상에선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될 뿐이다. 무엇이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정보인지를 파악해내는 것, 옳고 그름에 대한 나 자신의 판단, 방관자로 남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내 삶을 변화시킬 무수한 기회들을 찾는 것만이 이 소용돌이에서 나를 유일하게 지켜줄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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