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태도는 어떠한가?
나는 중학생 때 정식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정확히는 중학교 1학년 기말고사 전이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한 것이다. 당시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축구선수로서 길을 가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당시 부모님께서는 반대를 하셨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시작한 선수들도 많은데 곧 중학교 2학년이 되는 아들이 시작하겠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축구선수로서 성공의 길이 워낙 좁고, 만약 실패했을 시 공부를 하지 않는 엘리트 스포츠의 시스템 때문에 걱정을 하셨다. 하지만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나의 축구에 대한 나의 열렬한 열정에 두 손 두말을 드셨다.
중학교 2학년 때 첫 대회에 출전을 했다. 우리 팀은 예선 2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그때 아버지께서 경기를 보러 오셨다. 나는 두 경기 모두 출전을 했다. 경기를 마치고 아버지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길은 너의 길이 아니다.
다시 공부를 하는 게 네 인생에 도움이 된다.
그만두자.
중학교 대회에 처음 출전한 나처럼 아버지도 처음 중학교 축구선수들의 수준을 본 것이다. 그 정도로 나는 못하는 선수였다. 그런데 아버지 입장에서 아들이 평균도 안 되는 실력을 보이고 있으니 안타깝고 답답하셨을 것이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축구선수로서 성공이 아닌 현재를 즐기고 있어요. 프로 축구선수가 아니더라도 대학교까지는 꼭 갈 수 있도록 할게요.
당시 나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대사다. 그리고 나보다 일찍 시작하고 재능 있는 수많은 선수들보다 오래 축구화를 신고 있는 힘이다. 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앞서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처럼 세상이 주는 자극에 대해 해석하는 방식을 ‘태도’라고 한다. 나는 아버지의 부정적 자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족한 실력에도 용기를 잃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실력과 배경이 아닌 아닌 태도가 서른이 넘어서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인간 본성의 법칙]의 저자 ‘로버트 그린’은 기본적 태도가 부정적인 사람은 ’ 자기 훼방의 법칙’이 발현된다고 한다. 자기 훼방의 법칙은 부정적 태도로 인해 상대방에게 그 감정이 전달되어 다시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말한다. 결국 스스로에게 갇혀서 우울, 회피, 절망에 빠져든다. 위의 태도는 삶을 갉아먹는다.
로버트 그린은 부정적 태도를 긍정적 태도를 바꿀 수 있으며, 태도를 전환시켰을 때 진정한 삶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간이 마음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자기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 윌리엄 제임스
나는 스스로를 평가할 때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나보다 재능 있고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한 선수들이 많았다. 연령별 대표팀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내가 이 나이까지 축구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내가 말한 성공의 의미는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의 기대에 대한 현재의 성과를 말한다는 것을 확인해두고 싶다. 실제로 나보다 실력이 좋고 성과가 높은 선수도 많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시작해서 프로까지 갈 확률은 0.8퍼센트다. 연차가 점점 쌓일수록 확률은 점점 떨어진다. 현재 나는 7년 차 프로선수다. 지금의 나를 만든 열쇠를 ‘태도’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각자의 태도(모험심, 두려움 등)에 따라 똑같은 자극을 받아도 다른 반응을 내놓는다. 나는 2002년 월드컵을 보고 축구를 하고 싶었지만 다른 누군가는 월드컵 자체를 즐겼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수 있다. 과거에 쌓아 올린 경험과 선택이 각기 다른 반응 만든 것이다.
로버트 그린은 평생을 관통하는 인간의 태도에 두 가지뿌리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세상에 태어날 때 부모에게 받은 유전적 성향이다. 다른 하나는 어린 시절의 경험과 애착 구조가 태도 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
태도와 관련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 있다. 태도는 우리의 지각에 색칠을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생에 일어나는 일들을 직접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태도는 우리의 건강,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우리의 성공까지 결정한다. 태도는 자기실현적 특성이 있다.
태도의 전환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태도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위에 언급한 태도의 뿌리를 통해서 찬찬히 살펴보자. 그리고 그 태도가 지각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태도의 확실한 신호를 볼 수 있는 것은 역경이나 저항을 만났을 때다.
태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태도가 주변을 바꾸는데 막대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나는 남들의 조종을 받는 장기판의 말이 아니다. 직접 게임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다.
1. 자신을 탐험가라고 생각하라.
탐험가라면 그 모든 확실성은 버리고 가야 한다. ‘생각’이란 우리가 가지고 놀아야 할 대상이다. 너무 오래 계속 붙들고 있으면 죽은 물건이 된다. [지식의 반감기]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이론 또한 주기적으로 변화된다고 한다. 현재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사실을 알지만 과거에 확인이 불가했을 때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탐험가 정신을 가진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밝혀낸다.
2. 모든 장애물을 내가 더 강해지는 수단으로 , 즉 학습경험으로 받아들여라.
인간은 본능적으로 위기를 감지하는 능력을 갖췄다. 대부분 위기를 감지하면 도망가거나 포기한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도망간다면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큰 고비를 맞닥뜨린다. [행운의 속지 마라]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이를 ‘프래질’한 사람으로 분류한다. 반대로 위기 앞에서 도망자가 되는 것이 아닌 감당하고 맞닥뜨린다면 더 강해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를 ‘안티프래질’이라고 한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넘는 운동량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3. 자기실현효과를 벗어나라.
‘자기실현효과’란 자신의 지능과 창의력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고 더 이상 성장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현재 체인지 그라운드의 의장으로 활동하시는 신영준 박사님께서 자신의 모습에 한계를 뒀다면 지금의 체인지 그라운드를 볼 수 있었을까? 대한민국의 문해력을 높이겠다는 사명감으로 시작된 빡독은 2년 차에 전국 빡독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다는 임계점을 넘어 자신의 한계선을 거뒀다. 졸 꾸러기의 기본 태도 ‘성장형 사고방식’을 장착하자.
4. 정신과 육체의 한계를 벗어나라.
나이가 들 수록 자신의 생각을 굳게 만든다. 자신의 경험 안에서 모든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의 판단에 무게를 둔다. 사람들은 수천 년 동안 1마일(1600m)을 4분에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다. 1954년 로저 베니스터는 4분의 벽을 깬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해에 37명의 선수가 4분의 벽을 통과한다. 수천 년간 깰 수 없다고 여겼던 기록을 깨는 순간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것이다.
할 수 있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격언은 충분히 유의미하다.
5. 다름을 인정하라.
모든 인간들이 세상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 자신이다.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에게 많은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비난과 비판에 흔들리고 쓰러진다. 물론 그때의 감정은 괴롭다. 하지만 실제로 비판과 비난을 쏟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깊게 타인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관점에서 벗어난 언행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고 배설하는 것뿐이다. 만약 타인에 대한 관심이 컸다면 상대방의 감정에 교감하기 위한 노력을 한 후 비판을 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타인에 관심보다 자신의 감정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를 비난하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서 벗어난 언행에 의해 불편함을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의연함이 필요하다.
위의 다섯 가지 로드맵을 따라간다면 성장형 사고방식의 태도를 갖고 다름에 대한 인정으로 불쾌한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혹시라도 실패를 경험하면 남 탓, 환경 탓을 할 게 아니라 당신 자신의 태도와 행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아야 한다. 주어진 환경을 불평할게 아니라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 불확실성과 예기치 못한 일을 삶의 귀중한 속성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내가 지금껏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은 태도 전환에 있다. 부정적 태도를 긍정적으로 돌릴 때 한 번이라도 더 축구공을 차게 만들었다. 뻔한 말일지 모르지만 본질을 깨닫는다면 유레카를 외치게 된다.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삶은 긍정적 태도가 열쇠다. 그 결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성공의 공식을 갖게 될 터이다.
이 글은 [인간 본성의 법칙] 본문이 들어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