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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Mar 26. 2020

혼자서도 잘해요.

자기다움을 지키는 사람

초등학교 시절 등교 전 일과는 치열했다. 졸린 눈으로 일어나서 학교 갈 준비를 위해 씻고, 밥 먹고, 준비물을 챙겼다. 이 과정들 중에 시선은 TV로 향한 채 말이다. 그때 본 프로그램이 '뽀뽀뽀', 와 '혼자서도 잘해요'였다. 뽀뽀뽀가 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은 듯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혼자서도 잘해요를 더 좋아했다. 왜 그랬는지 기억은 없다. 그저 좋았던 감정만 남았다.


혼자서도 잘해요의 기획의도는 다음과 같다.


 유아들을 위한 건전한 유아 지식 제공과 교육기능을 통해 미취학 아동들의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심을 길러주고 올바른 생활 습관, 기초예절 등을 갖도록 건강한 청소년, 역량 있는 성인으로 자랄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프로그램 제목만 봐도 기획의도를 알 수 있다. 혼자서도 잘해요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숙명 때문일까. 나는 혼자서 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을 선택했다. 바로 축구선수다. 축구는 팀 스포츠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팀의 통제 역영 밖에서도 몸 관리를 잘해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조직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바닥이 금방 드러난다. 




혼자서도 잘해요


조직보다 1인 사업가 또는 프리랜서들에게는 더 중요한 문장이다. 


1인 출판사 '북 노매드' 윤동희 대표는 <좋아서, 혼자서>라는 저서를 통해서 혼자서도 잘하는 자신의 삶을 담아냈다. 혼자 일하는 게 좋다는 윤동희 대표에게 브랜딩에 대한 노하우를 얻어보고 싶었다. 그는 일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고 전한다. '라인' CEO 아키라의 말을 빌렸다. 


"표면적인 가치에 현혹되지 않는다. 지위, 명예,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 '좋은 것'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심플하다."


책을 읽어보니 윤동희 대표는 브랜딩에 대한 정의를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에게서 얻었었다.





출처 네이버


자기다움


자기다움은 다른 경쟁자를 의식하지 않고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만드는 것이다. 브랜딩은 며칠 만에 이뤄지는 작업이 아니라, 적어도 3~5년을 꾸준히 했을 때 반응이 온다. 즉 꾸준히 해야 한다는 말이다. 작게, 꾸준하게, 그리고 실패하기.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자기다움은 잊지 않은 채. 자기다움은 이 세상에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탁월한 품질이다. 탁월한 브랜딩이 받쳐주더라도 품질이 덜어진다면 무의미하다. 아니 오히려 독이 된다. 그래서 협력자들과 관계가 중요하다. 윤동희 대표에게는 좋은 저자, 번역가, 편집자, 디자이너가 된다. 


혼자 일하는 사람의 브랜딩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언행, SNS, 메시지, 메일 등 모든 일상이 브랜딩이 된다. 해시태그, 댓글, 인터뷰, 심지어 약속을 지키는 모습마저도 브랜딩이다. 브랜딩은 실력과 신뢰를 빠른 속도로 증명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기다움을 가져가면서 신뢰를 보호하는 언행을 할 때 효과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 


현재는 이른바 소비자 시대다. 소비자들은 힙한 공간, 힙한 제품, 힙한 사람을 찾는다. 힙한 사물과 공간이 나를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 소비하면 다시 찾는 경우는 드물다. 소비자는 새로운 힙한 사물과 공간을 찾아 나선다. 지금의 나를 확실하게 증명하기 위해서다.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대표에게는 중요한 키워드다. 매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힙'은 만든 이 가 가져간다. 자기다움을 가져가면서 힙한 상품을 어떻게 만들지가 브랜딩의 목적이다. 




자본주의 시대의 부자


윤동희 대표는 부자가 되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부자는 돈을 가진 자가 아니다. 부자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기다움을 가지고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 그 일을 지속하는 사람이라면 부자다. 


"당신이 제법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부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는 영향력이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 폴 그래이엄 < 해커와 화가> 중에서


자기다움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사람이 진정한 부다.





출처 네이버


윤동희 대표는 혼자서도 잘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공간 분리 - 삶과 일의 경계선이 필요하다. 집에서 일을 진행할 수 있다면 괜찮다. 적어도 윤동희 대표는 그렇기 않았다. 나도 마찬가지다. 삶과 일의 경계선이 뚜렷할 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적어도 집은 쉬는 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청소 - 기상 후 이불 정리부터 하라와 같은 맥락이다. 청소는 일을 위한 전조 작업이다. 일에 몰입하기 위한 의식이다. 더불어 쾌적한 공간을 사용하니 좋은 방법이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을 멀리하라 - 배려라는 단어에 현혹되어 약속이 잦아지면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한다. 첫 번째는 일의 지속성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운동 - 윤동희 대표는 직원을 두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파서는 안된다. 운동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했다. 하지 않기를 선택하자 일이 달라졌다."


윤동희 대표는 위의 문장을 통해서 자신의 노하우를 표현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더 잘하기 위해서 무언가 더 하려고 한다. 그러한 시도들은 되려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일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점점 일이 밀리게 되면서 스케줄이 꼬이고 만다. 1인 출판사의 길을 걷게 된 이유가 '혼자가 좋아서'라고 했다. 그런데 일이 꼬이게 된다면 삶과 일의 경계선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하지 않기를 선택할 때 일이 달라진 이유는 간단함이다. 본질을 기준 삼아 덜어내자 일이 명쾌해진 것이다. 


혼자서도 잘하는 사람은 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사람이다. 자기다움을 가지고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은 일의 속도를 높여주는 브랜드를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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