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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대한필맨 Apr 28. 2020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계획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게 사실일까요.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1퍼센트도 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의 지금 모습이 계획 아래에서 이뤄진 건가요. 인간은 계획을 세우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여행을 가는 것보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더 설렘을 느끼는 이치와 같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과정은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하니까요.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세운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멋진 여행 계획을 세워서 부푼 마음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 경험이 적을수록 여행 계획의 수정은 많아질 겁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패닉에 빠지기도 합니다. 어느새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떠오르게 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인생의 한 조각인 여행에서 조차 계획대로 되지 않는데 인생 전체를 계획대로 살아가는다는 게 가능할까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당신도 불현듯 그렇게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된다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당연한 과정인데요. 문제는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의 태도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는 감정적으로 쉽게 동요됩니다. 감정의 동요는 계획을 수정해서 보완하는 과정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죠. 감정에 휩쓸려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무기력함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포기상태로 다다릅니다.


그렇다면 포기하지 않고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사람은 어떻게 대처할까요. 간단합니다. 그저 완벽한 계획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만 하면 됩니다. 저는 축구선수이기 때문에 축구에 비유해보겠습니다. 축구는 실수를 줄이는 스포츠입니다. 실수가 수없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프로 레벨이 집입 하게 되면 강력한 멘털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됩니다. 평정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훈련과 경기에 참여했을 때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축구선수들은 훈련 또는 경기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계획을 세웁니다. "골을 넣겠다", "무실점을 하겠다", "패스 성공률을 높이겠다" 등 목표도 세웁니다. 그러나 계획대로, 목표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죠. 반대로 계획 밖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때 완벽한 계획과 실력은 없다는 것을 인지한 채로 훈련과 경기에 임한다면 실수에 대해서 동요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Ted 강연에서 극찬을 받았던 '리사 펠드먼 배럿'이 쓴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는 감정이란 구성된 감정 이론에 기초한다고 설명합니다. 구성된 감정 이론을 쉽게 설명하면 과거의 경험에 의해 생긴 개념을 통해 감정이 발현된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남자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남자가 눈물을 흘리다니', '감수성이 풍부하구나' 이처럼 똑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데요. 다르게 느끼는 이유가 과거의 경험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구성된 개념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계획에 대한 반응 또한 과거의 경험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구성된 개념에 의해 반응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실수나 실패에 대해 보수적인 성향을 띄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근보다 채찍을 선호하죠. 그래서인지 완벽할 수 없음에도 완벽할 수 없을 때 받는 스트레스의 스펙트럼이 넓은 것입니다.


리사 펠드먼 배럿의 인사이트를 통해서 우리는 구성된 감정 이론을 새롭게 재창조시킬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인간의 뇌는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합니다. 재창조시키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면 됩니다. 그리고 완벽이 아닌 더 나아지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실수가 실패가 아닌 더 나아지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고착화시키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변에 변화를 촉발시키는 자극제 들을 둬야 합니다. 자극제는 사람, 물건,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넛지>에서 배운 선택 설계자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개념이 재창조될 거라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수정과 보완까지 이른다면 점점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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