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하는 축구선수의 비전
1954년 5월 6일 육상계에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역사의 주인공은 '로저 배니스터'(이하 배니스터)다. 배니스터는 1마일(1600M) 달리기 선수였다. 1마일은 마의 4분이라는 벽이 존재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면 폐와 심장이 파열되고, 근육이 찢어지고,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뼈와 관절에 큰 무리를 준다고 밝혔다. 결코 1마일은 4분 안에 달릴 수 없다는 믿음이 사람들에게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 믿음을 산산조각 낸 이가 있었으니, 그 인물이 배니스터다.
배니스터는 과학자들의 근거에 동의하지 않았다. 마의 4분의 기록을 깰 수 있다는 일념으로 훈련에 임한다. 그는 해결방법을 모색했다. 그가 찾은 답은 결승선 210M 앞에서부터 전력질주를 하는 것이었다. 위의 전략은 현재는 당연한 것이지만 당시에는 독창적인 방법이었다. 결국 3분 59초 4의 기록을 세우면서 세계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배니스터가 대단한 이유는 기록을 세운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 대단한 것은 이후에 벌어진다. 기록을 세운 지 한 달만에 10명, 1년 만에 37명, 2년 만에 300명의 선수가 마의 4분의 기록을 깬 것이다. 이 말인즉슨 지금껏 선수들이 과학자들이 세운 기준이라는 족쇄에 발이 묶였었다는 게 증명된다. 배니스터의 4분을 깨는 기록 경신은 많은 선수들에게 할 수 없다는 고정형 사고방식에서 성장형 사고방식으로 전환하게 만들었다. 배니스터는 1마일 달리기의 새로운 기준이 된 것이다.
나는 베니스터와 같은 한국 스포츠계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싶다. 그 기준은 현역 생활을 하면서 은퇴 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운동선수는 운동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박혀있다. 최근 손흥민 선수도 축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축구만 하면 된다."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손흥민이 아니다. 실제로 손흥민 선수의 위치까지 아니더라도 K-리그에서 뛰면서 은퇴 후에도 걱정이 없이 돈을 번 선수들은 상위 1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운동만 하다가 낭패를 보는 꼴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손흥민 선수의 축구만 하면 된다라는 의미에 반박하려는 게 아니다. 축구선수라면 하루 스케줄이 축구를 더 잘할 수 있게 설정되어야 한다. 축구선수가 자기 계발을 하는 게 축구만 하는 것에 벗어나는 일은 아니다.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현재 내 삶에 실험을 하는 중이다. 고무적 이게도 하루에 평균 4시간 이상의 학습 시간을 갖는데도 퍼포먼스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유는 퍼포먼스를 위한 디폴트 스케줄 외의 시간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수면 시간, 영양 섭취, 훈련 전 폼롤러로 근육 이완, 경기 또는 훈련 때 몰입하기 위한 루틴, 매일 훈련일지 기록은 매일 지키고 있다. 그 외의 자투리 시간들을 활용해서 독서를 하고 글을 쓰는데 할애한다. 자기 계발 과정은 정체성을 강화하고 삶의 진리가 무엇인지 탐구하도록 도운다.
나는 올해 리그에서 퍼포먼스와 기록으로 증명하려고 한다. 매일 학습을 하면서 훈련을 하고 경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준다면 현역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준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운동을 하면서 학습은 할 수 없다는 편견이 짙었는데, 그 편견을 깨는데 일조하고 싶다.
이미 미국의 스태퍼드 대학교의 운동선수들은 증명을 했다. 미국 대학의 실정은 학점을 이수하지 못한다면 대회 출장 자격을 박탈당한다. 스탠퍼드 대학은 미국의 3대 대학으로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한국 스포츠계와는 다르게 공부와 운동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졸업장을 획득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출신의 선수들이 런던 올림픽에서 딴 메달 수가 우리나라가 딴 메달 수보다 많다고 한다. 그만큼 퍼포먼스에서 우수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스탠퍼드 대학 운동선수 학생들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면서도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스포츠 선수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예전보다는 학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는 하나, 실제로 운동선수들 중에 운동과 학습을 병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나는 나머지 90퍼센트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준이 되어서 할 수가 있고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 성장형 사고방식과 뚜렷한 목적의식을 바로잡아 한국 스포츠계가 더더욱 발전되길 바란다. 엘리트 선수들이 학습을 통해 한국 스포츠의 수준을 끌어올리게 된다면 생활스포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올해 내가 증명하는 포퍼먼스에 따라 많은 선수들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꽉꽉 채워가도록 하자. 로저 배니스터가 1마일 달리기에서 마의 4분을 깬 것처럼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운동선수는 운동만 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는 새로운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
책
- <스탠퍼드식 최고의 피로 회복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