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대한필맨 Feb 21. 2020

아아를 사랑하는 남자. (Feat. 마카롱)

아내가 만든 아아덕후

며칠 전 구단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질문 중 하나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있었다.  질문을 읽고 고민을 해봤다. 나는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지? 축구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몸에 좋은 음식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으면서 웬만한 음식은 잘 먹는 편이다. 고기도 좋아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야채도 좋아한다. 딱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려워서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질문을 답해야 할 때 적절한 답이 떠올랐다. 그 답은 바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다.



나는 매일 '아아'를 마신다. 아이스 케이스 세 개와 카누를 대량으로 구입해서 직접 만들어 마신다. '아아' 맛을 즐기지만 매일 카페에 가서 소비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아'가 맛있는 카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용돈의 압박으로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여야 하나 고민 중이다.)




커피에 입을 댄 시기는 대학교 3학년 때였다. 기숙사 옆에 카페테리아가 있었다. 팀 동료들끼리 가끔씩 가서 커피 한 잔씩 시켜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당시에는 아메리카노의 맛을 몰랐기 때문에 '아이스 캐러멜 마끼아또'(이하 아캬멜)만 주문했었다. 경기 전에 카페인이 필요할 때면 커피보다 핫식스를 마셨다. 카페인에 쉽게 반응했던 나는 3시 이후에 커피를 마시면 저녁에 잠을 못 잤기 때문에 커피는 더더욱 선호하지 않았다.


내가 '아아'의 맛을 알아버린 계기는 아내 덕분이었다. 아내는 이쁜 카페에서 사진을 찍기를 좋아했다. 자연스럽게 데이트 코스는 이쁜 카페 또는 디저트가 맛있는 카페였다. 정말 유명한 카페는 죄다 가본 듯하다. 그때쯤에는 '아캬멜'에서 '카페 모카'로 레벨업을 했다. 맛있는 디저트들은 대부분 달달한 게 많았다. 마카롱, 케이크, 빵 등 '카페 모카'와 궁합이 별로 였다. 아내는 '아아'를 선호했던 터라 아내에게 부탁해서 디저트에 '아아'를 한 번 마셔봤다.


오 마이 갓!
지금껏 나는 말도 안 되는 조합으로
카페를 즐겼단 말인가.
이건 대박이다!!





이를 계기로 나는 '아아'만 시켰고, 어느샌가 '아아'가 맛있는 카페를 찾고 있었다. 아내는 나의 변화 때문에 카페를 찾을 때면 '아아'가 맛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준다. 내가 생각하는 '아아'와 가장 궁합이 맞는 디저트는 '마카롱'이다. 원래는 마카롱을 싫어했었다. 너무 달기도 하고 맛도 별로였다. 이번에도 아내는 마카롱의 맛을 알게 끔 해준 1등 공신이다. 내가 먹어왔던 마카롱은 붸페에서 나오는 디저트가 전부였다. 내 돈 주고 먹기에는 조그마한 게 너무 비쌌다. (기본 개당 2000원) 아내는 전국에서 맛있다는 마카롱 가게들을 검색해서 데이트 코스에 넣었다. 수제 마카롱이라고 부르던가. 아무튼 마카롱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달기만 한 음식을 좋아하는지 의구심이 들었었다. 그런데 맛집에서 구입한 마카롱을 먹어본 순간 나의 생각은 달라졌다.


이거 진짜다.


이제는 '아아'와 마카롱을 즐기는 남자가 되었다. 두 조합이 좋은 카페 두 개를 소개할까 한다. 하나는 대전 중구 선화동에 위치한 <Creaming>(크리밍)이고 다른 하나는 광주 광산구 첨단단지 LC타워 1층에 위치한 <카페 링팡>이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두 카페의 아아와 마카롱이 생각나서 입에 침이 고인다.

왼쪽 [크리밍] 카페, 오른쪽 [카페링팡] 카페

나에게는 '아아'와 '마카롱'이 삶의 행복감을 높여주는 음식이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행복감을 높여주는 음식 한 가지 이상씩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때면 음식은 기분전환용으로 딱이다. 단, 과식은 조심하자.(과음도 안된다) 오늘 기분이 살짝 울적하다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을 추천하면서 이 글을 마쳐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 알림을 껐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