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대한필맨 Apr 05. 2020

클롭의 리더십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오늘(2020년 2월 17일)은 일요일이다. 일요일은 황금 같은 쉬는 날이다. 쉬는 날에는 일어나자마자 러닝을 뛰러 나갔다. 그런데 밖의 날씨가 범상치가 않았다. 태풍이 왔나 착각할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래서 러닝은 제처 두고 폼롤러를 해서 몸과 정신을 깨웠다. 폼롤러를 하면서 어젯밤에 했던 리버풀과 노리치시티 EPL 경기 하이라이트를 봤다. 2019-2020 시즌의 리버풀은 역대 최강의 클럽으로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경기 역시도 1대 0 승리를 거두면서 자력 우승까지 5승만 남겨두었다. 26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25승 1 무를 기록하면서 2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이 25이나 차이를 벌려놨다. 드디어 리버풀의 EPL 우승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리버풀이 2018-2019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더불어 EPL 우승을 앞두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감독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리버풀을 최강팀으로 변모시킨 감독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핫한 '위르겐 클롭'이다. 위르겐 클롭 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은 게겐 프레싱(전방 압박)이다.  전 소속팀 도르트문트 때부터 게겐 프레싱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전략이다. 그러나 진짜 힘은 팀 내부에 있었다. 선수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강력한 동기부여를 끊임없이 주입시켰다.




클롭의 지위를 받고 있는 현 리버풀 선수들 또는 과거 클롭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이 클롭에 대해서 하나같이 말하는 말이 있다.


한결같은 사람이다.


클롭은 표현을 격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훈련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선수들이 훈련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칭찬과 격려를 통해서 선수들과 신뢰 관계를 두텁게 쌓는다. 최근 일본 국적의 미나미노 선수가 리버풀에 합류했다. 미나미노가 리버풀에 합류한 지 2~3일이 흘렀을 무렵 클롭이 이렇게 말했다.


어떤 방식이든 하고 싶은 대로 뛰고 즐겨라


분명 리퍼풀 축구의 프레임이 있을 터인데도 미나미노에게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라고 조언을 한 것은 놀랍다. 아마도 팀 적응 중인 미나미노에게 좋은 경기력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고 팀 적응을 도우기 위한 적절한 피드백이지 않았나 싶다. 클롭은 선수들과 관계를 감독과 선수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관계를 유지한다. 인간은 로봇이 아니기 때문에 감정에 쉽게 휩쓸릴 수 있다. 클롭 본인부터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밝힌다. 그 말은 즉슨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선수가 불안하고 혼란이 온다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다는 말이다.


출처 spotv news


리버풀의 주전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활약하고 있는 알렉산더-아널드도 클롭의 역량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인터뷰에서 클롭이 선수들에게 어떻게 주문하는지 밝혔다. "클롭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자유를 준다. 모든 강점을 앞세워 플레이를   있다. 감독은 우리가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 그는 리버풀에   불과   만에 클럽을 변화시켰다"


클롭은 감독 이기전에 멘탈 코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높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과거 클롭 감독과 도르트문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현 쾰른 소속의 요이치는 이렇게 인터뷰를 했다. "클롭은 훌륭한 사람이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그는 팀에 특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모두에게 동기부여를 해줬다. 출전 시간이 얼마가 됐든 상관없이 스쿼드  모든 선수에게 항상 100% 동기부여를 해줬다. 나는 그에 대해 좋은 느낌만 가지고 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자극하고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면서 신뢰를 쌓는 방법은 탁월한 리더들이라면 모두 갖춘 능력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꾸준함이다. 만약 리더가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반응을 보인다면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혼동과 혼란을 야기한다. 선수들은 감독 또는 코치들의 언행에 늘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들의 입김 또는 생각에 따라 경기를 뛸지 말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독과 코치들의 언행이 예측 불가능하고 권위의식에 사로잡혀서 '나는 되고 너는 선수니까 안돼'라는 사고방식을 갖는다면 진심으로 따르는 선수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선수들 앞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게 굉장히 쉬운 것 같지만 생각보다 힘든 작업이다.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빈틈은 팀의 규율 안에서다. 시간 약속이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팀 스포츠인 축구는 시간 약속이 신뢰의 기준이다. 지도자가 전날 과음을 해서 술 냄새 풍기면서 코칭을 한다면 권위는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한국 스포츠계에서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다.



코칭을 할 때도 기준이 없다면 선수들에게 큰 혼동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빌드업 축구를 연습했다가 경기에 들어가자 위험하니까 무조건 멀리 걷어내라고 벤치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당연히 위험할 때는 걷어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는 연습 때 위험한 상황에서도 빌드업으로 풀어갔기 때문에 지도자의 의중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지도자들이 가장 흔히 실수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축구 지도자만큼 어려운 직업은 없는 것 같다. 뛰어난 전략가, 탁월한 멘탈 코치, 철저한 전술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에서는 "나쁜 직원은 없고 나쁜 리더만 있을 뿐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위의 문장은 리더들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코 체화하기 쉽지 않은 문장이다. 그러나 리더라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는 이겨내야 할 과정임에는 틀림없다.


클롭 감독처럼 선수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기준에 부합되어 한결같은 사람이 되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신뢰의 바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선수도 감정을 가진 인간임을 잊지 않는다면 충분히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클롭의 리버풀이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이유이다. 리버풀을 좋아하는 '콥'(리버풀 서포터스 애칭)으로서 클롭의 존재는 든든하다.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된 클롭의 리더십은 리버풀의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뤄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했다.


(코로나 19로 변수가 생겼다. 부디 트로피를 거머쥐길 바란다.)








기사 출처

http://osen.mt.co.kr/article/G1111309912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2002100100060100003945&servicedate=20200209

http://fourfourtwo.co.kr/bbs/board.php?bo_table=contents&wr_id=558

http://www.sportalkorea.com/news/view.php?gisa_uniq=2020020907483412&section_code=20&cp=se&sp=A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만의 질문을 가지고 있습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