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대한필맨 Apr 02. 2020

루틴을 찾아라.

축구를 더 잘하는 방법 Part. 3

루틴 : 운동선수들이 최고의 운동 수행 능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습관적으로 하는 동작이나 절차.


선수마다 자신에게 맞는 루틴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손흥민 선수는 경기 입장을 할 때 오른발로 터치라인을 넘어서 오른발로 착지하는 루틴을 가지고 있다. 루틴을 하는 이유는 경기 또는 훈련에 몰입하기 위한 전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스포츠 멘탈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루틴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과거 나는 별다른 루틴을 만들지 않았다. 경기 시간이 되면 경기를 하고 끝나면 쉬는 게 전부였다. 웬지 루틴이 징크스가 될 것 같았다.


출처 : wikitree


올해는 디테일한 루틴을 만들려고 한다. 경기 중 화이트 모번트(몰입)상태가 될 때 퍼포먼스의 상승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년 리그 경기 때만 생각해도 온전히 경기에 집중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누군가 나에 대한 평가를 나쁘게 하지 않을지, 경기 시간은 왜 이렇게 느리게 흘러가는지 등 경기 외적인 생각도 종종 들었다. 디테일한 루틴을 만들어서 쉽게 몰입 상태로 진입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 중이다.


매일 7시에 기상해서 샤워, 확언문 외우기를 한다. 매일 똑같은 싸이클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경기 또는 운동 전에는 폼롤러를 사용한다. 세 종류의 폼롤러를 30분 정도 이용해서 근육을 이완시키고 있다. 그리고 밴드를 활용해서 고관절 근력운동도 한다. 최근에는 투명의자를 시작했는데 1분 30초에서 2분으로 늘렸더니 운동시간에 많이 힘들었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2회만 하는데 월요일과 수요일에만 해야겠다. 리그 경기는 대부분 토요일이기 때문에 월, 수에 높은 부하를 줘도 괜찮기 때문이다.


운동 전에는 BCAA와 발포 비타민(마그네슘 포함)을 물에 타서 마시고, 운동 후에는 아미노산을 물에 타서 마신다. 매일 아침 식사 후, 점심 식사 후에 '아아'를 타서 마시면서 활력을 돋우고 있다. 나만의 디폴트 루틴이다.




위의 과정들은 경기 또는 운동 시간에 몰입하기 위한 전조 단계다. 리그가 시작되면 일주일 단위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동계훈련 때는 하루에 두 탕씩 훈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만의 루틴을 만들기는 어려웠다. 천안으로 돌아가면 슈팅, 헤더, 러닝, 스프린트를 일주일 스케줄에 배분해서 훈련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운동 15분 전에 나가서 볼터치 훈련을 매일 하려고 한다. 시도를 통해서 경기력을 높이는 최고의 루틴을 찾아내는데 집중해야 한다.


최고의 훈련은 실제 경기 중에 일어난다. 아무리 강한 상대와 연습경기를 뛰어도 실전 경기와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전 경기만 못한 경험치를 얻을 수밖에 없다. 그 말은 즉슨 경험치를 얻는 최고의 훈련은 실제 경기라는 말과도 같다. 루틴을 통해서 몰입한 상태로 경기를 치른다면 경험치는 극대화될 것이고 실력 향상은 당연지사가 되는 것이다.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선발 경쟁을 위한 준비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선발 경쟁 또한 팀 훈련 중에 벌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위한 루틴도 중요하다. 운동을 위한 루틴이 중요한 이유는 몰입한 상태의 퍼포먼스가 지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운동 전 루틴 때 부하가 되는 훈련 프로그램(투명의자)를 집어넣어서 훈련 때 낮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애초에 하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충분히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체 코어를 키우기 위해서는 투명의자 훈련을 해야 했고 나에게 적절한 강도를 찾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루를 내주고 앞으로를 얻었기에 유의미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자신의 루틴을 찾기 위해서는 경기 일정과 떨어진 날 또는 훈련 강도가 낮을 때 시도해보는 게 유용하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저항을 받는 날을 리스크가 가장 적은 날로 하는 게 현명하다.


1월 1일부터 시작한 루틴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경기와 운동 시간에 몰입된 나를 발견한 날이 많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경기 또는 운동을 마치고 나서 깨달았다. 전반전이 어느새 종료가 되고 정리 운동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면서 흠칫 놀란다.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



남해에서 4주 차를 겪다 보니까 선수들이 많이 지쳤다. 몸도 지치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보인다. 선수들의 입에서 시간이 너무 안 간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있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데 무슨 소리지?'


어느새 루틴이 자리를 잡으면서 몰입의 시간이 잦아졌고, 상대적으로 빠르게 시간이 흘러간다고 느꼈다. 더군다나 나는 훈련 외의 시간에도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몰입을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고 있다. 몰입의 최대 장점은 즐거움에 있다. 경기에 몰입하고 나서, 글쓰기에 몰입하고 나서 자신을 돌아보면 그보다 즐거운 순간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루틴은 내가 더 행복하기 위한 전조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안다.




서장훈 씨는 돈 받고 운동하는 프로 선수들에게 즐기면 안 된다라고 말을 했지만, 나는 반대로 말하고 싶다.


"즐겨라. 단, 루틴을 만들어서 몰입의 경험을 통해서 즐거움을 경험하라."


루틴은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글을 마쳐본다.




(위 글은 지난 2월에 쓴 글입니다.)


출처

메인사진 - 네이버



매거진의 이전글 박명수 씨의 말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