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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영 Jul 04. 2017

임현의 고두叩頭

2017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


연주야.

너를 세상에 내보낸 작가는 어디에서 이 고두叩頭라는 단어를 보았을까? 

조아릴 고 머리 두.

공경하는 뜻으로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행위를 말하는 

처음 듣는 이 단어 말이야.

아마도 내 추측으로는 처음 이 단어를 작가가 알았을 때

흠~~ 하며 오른손을 턱에 괴고 왼손으로 팔꿈치를 괬을 것 같아.

아 이런 생각하는 모습은 너무 클리셰 한가?

그래서 나는 너 같은 연주야, 너 같은 아이를 세상에 내보내지 못하는 걸까?  

애니웨이, 

작가는 <고두>를 킁킁거리며 그 조아림 속에 진실이 몇 % 나 될까를 생각했겠지.

그리고 이내 사람들의  행위 속에 거의 모든 행위 속에 

과연 진실은 얼마나 고여있을까를 생각했겠지.

예의 바름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지.

상대방은 흡족하고 자신은  인격적인 사람이라는 사람 참 좋다는 

아우라를 서로가 나누어 쓰는 거지.   

속을 감추인 반짝이는 단어들은  아주 멋진 관계 속 윤활유야.

기름은 경칩만 부드럽게 해주는 게 아니고

음식에도 기름이 들어가야 맛이 섞여.  

기름은 참 이상한 존재야 물 위에서는 둥둥 떠서  고고한 척하다가 

나누어져 섞이기 시작하면 감칠맛을 주거든. 

참기름도 비빔밥의 방점이지만

기름에 볶은 나물이 비빔밥에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지.    

모든 지켜야 할 것을 지키면, 

예의 바르면, 

결국 너 자신을 속인 채 

상대방에게 맞추면, 

그게 나한테 가장 좋은 것이 된다는 것,    

사실 보통 사람들은 이것을 잘 못해서 싸우게 되고 천박하게 되고 

험담의 주인공이 된다는 거지.

그러니까 결국 자기 성찰을 해야 하는데.....

그 성찰조차도 결국은 자기를 위한 이기심의 발로라는 거지.     

<손해 아니라 투자 선물 아니라 거래>

윤리선생은.... 이런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갈파 덕에 

(지금도 윤리 도덕이 학교 교과목에 있던가? 도덕은 있고 윤리가 없다던가?)

아주 멋지고 따뜻하고 아주 착한 선생으로 살아가게 되지.

그리고 연주 너에 대해서도 

그만의 아주 따뜻한 방법으로 돌봐주게 되고

거칠고 천박한 상황 속에서 벗어나

깊은 밤 연주.... 네 그 피곤하고 슬픈 그리고 외로운 영혼에  

선생님과의 귀갓길.... 은 마치 미리내를 건너는 것 같지 않았을까,

 적어도 그 순간에는 난데없이 뺨을 맞고도 말 한마디 하지 못했던

서러움들이 밤하늘로 풀려가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로댕이 그랬다던가,  아니면 로댕에게 누가 그랬다던가.

 발이 운다고.... 로댕은 그때 알았지.

눈물이 발에 고여 있다는 것을 

아니 온몸 어디에도 눈물이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어쩌면 온몸이 고단한 슬픔으로 엮어 있을 연주 네 몸에

윤리 선생님과의 산책시간은 살이 차오르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하여 연주 네가 선생님을 사랑하게 된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모든 인간들은 이기적이라는 지론을 가진 윤리선생도 

이기적인 생각 없이 연주 네가 안쓰러웠을 것이고.

너무나 외로워서 고단해서 슬퍼서 울며 사랑한다면 다가오는 여자를...

제자라 할지라도 

양식이 넘치는 스승이라 할 지라도

<매몰찬 거절>보다는 안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 같아.

 사랑은 아닐지라도 어떻게 거절을 해. 

연주 네가 더 불쌍해질 텐데 더 가엾어질 테고 더 외로워지고 더 슬플 텐데  

남자와 여자가 잠을 잔다는 것,

그것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 를 나는 연주 네게서 보았구나. 

그때 네가 매몰찬 거절을 당했더라면

그래서 더 외롭고 힘들었을지라도 거절 후의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을지라도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편안하고 평범한 삶이....

소박한 시간 속에서 살아가게 되지 않았을까, 

잠 한 번으로 연주 네 삶이 얼마나 달라졌니?

피임하면 된다고? 확률이 낮다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손 치워 이 개새끼야..... 아 죄송해요. 부모님께서 위급할 때 그러라고...    

연주 네가 할 말을 연주 네 일을 전혀 모르는  니 짝꿍이 대신했다.

나는 연주 너를 내보낸 작가의 대단함이 이 문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

누군가의 눈물을 흘리게 하면 자신은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권선징악!!!     

인간은 비겁하지.

윤리선생은 결국 이 참람한 고백을 자신의 아들에게가 아닌

연주의 아들을 빙자한 어느 아이에게 하는 거야. 

아 비겁한 윤리선생,

 그러나 뒤돌아보니 나는 그 윤리선생 보다 더 비겁할 때가 많았어. 

연주야. 

그러니 용서해라. 

인간이란 게  원래 그렇단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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