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Snows, Oh It
안나 매리 로버트슨 모지tm 눈 온다, 와 눈이 온다(It Snows, Oh It Snows 1951년
지난해 겨울이 시작될 무렵 마치 벚꽃 지는 것처럼 풍성히 첫눈이 내렸다.
동네 공원에 가서 산수유 붉은 열매 위로 소복이 쌓인 눈을 찍으며 올해는 눈이 많이 오려나, 이리 풍성히 첫눈이 내리다니, 혼자 설렜는데 눈은 감감무소식이다.
사람 사는 곳이 하 강퍅해서 눈도 오시지 않는 겐가.....
대신 모지스 할머니의 겨울 눈 덮인 동네와 숲 그리고 할머니가 그린 사람들을 보며
성탄시와 세모시, 세시를 보내고 있다.
모지스 할머니가 100세에 그린 성탄그림의 제목은 “내년에 다시 만나요”다.
초록색 창문과 빨간 굴뚝 하얗게 눈 덮인 나무들은 마치 하늘로 가는 길을 알려주듯 싱싱하게 서있고
먼데 산속에 있는 아름다운 집들은 불이 켜져 환하다.
하늘에서는 펑펑 함박눈이 내리고 있고 여덟 마리의 사슴이 이끄는 빨간색 마차위에 산타는
마치 새로운 여행을 떠나듯 힘 있어 보인다.
어떻게 100세를 살아온 할머니의 그림이 이렇게 청년이 작품처럼 활기찰 수 있을까?
“내년에 다시 만나요”라는 100세 할머니의 그림제목은 또 어떤가?,
모지스 할머니가 101세에 그린 마지막 작품은 ‘무지개’이다.
멀리 하늘에 떠있는 무지개가 아니라 바로 집 앞 나무에 펼쳐진 무지개이다.
나는 나무를 볼 때마다 그들이 오직 하늘을 향해 서있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향해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은유라고 생각한다.
혹시 모지스 할머니도 나무에서 하나님의 시를 읽었던 것일까,
그녀의 나무들은 정말 하늘로 가는 길을 가르쳐주는 것처럼 보인다.
안나 매리 로버트슨 모지스를 특히 그랜마 모지스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녀가 76세에 그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남들이 걸어온 길을 접으려 할 나이에 그녀는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
원래는 수를 놓고 싶었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바늘에 실을 끼울 수가 없어서 대신 그림을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만약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라면 아마 닭을 키웠을 거예요. 지금도 닭은 키울 수 있습니다.”
평범한 시골 농부의 아내로 열 명의 아이를 낳고 버터와 양초 설탕을 만들어 살림을 하던 부지런한 여인을 한 쾌에 나타내주는 말이다.
그녀에게 닭을 키우는 일과 그림을 그리는 일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삶을 위해서 부지런하게 하는 모든 일은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깊고 명료한 철학을 아주 평범한 어조로 설파해낸다.
그녀는 말했다. “사람들은 늘 너무 늦었어, 하지만 사실은 지금이 가장 좋을 때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그림과 삶을 이야기 한 책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라는 책도 펴낸다.
평범하고 고요한 이야기다.
유머가 풍부한 그녀는 장수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나잇값을 안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타임지 커버를 장식하기에 이르렀고 노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녀가 그린 크리스마스카드는 일억 장 이상이나 팔렸고 온갖 생활용품에 그녀의 작품이 들어갔으며 지금도 ”독립기념일이라는 그녀의 작품은 백악관에 걸려 있다.
그녀는 원근법을 무시하고 전경은 물론 배경까지 디테일하게 그린다.
마치 수를 놓는 것처럼 그리기도 한다.
자연과 사람이 똑 같이 중요한 그녀의 작품 속에서 특별히 내 주의를 끈 것은
어디에나 섬세하게 펼쳐져 있는 ”길“ 이다.
사람에게로 향하는 길, 집으로 가는 길, 숲으로 난 길, 하늘 길, 바람 길도 있고 길은 그들 모두를 이어주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머리 써가며 읽을 필요가 없다.
‘눈 온다, 와 눈이 온다’ 이 작품도 그저 가만히 바라보면 된다.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고 고요해진다. 내게 있는 수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가족, 교회 집, 해야 할 일, 그러다가 다시 열심히 살아야지....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사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에요.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입니다.”
모지스 할머니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