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통통샤인머스캣 Feb 12. 2021

자존감 하나로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을까

고통의 의미를 순화, 진화, 선화, 미화.

 자신을 바라보는 내면의 시선을 점검하고, 고치려면,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가를 자문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을 좋아하고 있지 못하다면, 왜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하지 못하는가? 생각해보는 것이다. 혹시 행복하려면 이래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다는 내면의 기준에 따른 자책 때문인가? 남들보다 열등한 조건으로 인해 나를 좋아할 수 없다고 받아들인 것은 아닐까? 이런 질문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변화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보다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고치는 것이 먼저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좋아할 수 있도록 내면의 시선을 고친다면, 자아는 가혹한 초자아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 안전감을 느끼며, 자기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활력을 얻는다.  


 자신에게 닥친 불운한 사건으로 인해 자신을 끔찍하게 바라볼 수도 있다. 우리에게 벌어진 그 일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인한 우리의 해석은 다르게 만들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다. 이를테면 내가 닥친 불운한 일로 인해 ‘나는 완전히 망했네. 실패했네. 잘못됐네.’라고 믿는다면, 두려움, 걱정, 후회. 죄책감, 우울, 불안 등의 부정적 감정 반응도 생긴다.  


 반면, 같은 사건에 대해서 우리는 ‘어차피 우리 인생에서 불행한 일은 벌어지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지만, 불행한 일이 올수록 잘 넘겨야 덜 아프니 일단 잘 넘길 수 있도록 집중해보자. 이 문제로 인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다 보면, 문제는 작아지고, 나는 문제를 통해서 성숙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면 우리의 감정 반응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마음의 눈성형은 근본적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나 자신에 대한 시선을 변화시켜,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고, 대안적 해석의 틀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나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바라볼 때, 내게 닥친 문제를 독창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다른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마음 매력적 시각에서 자신을 볼 때, 문제에 적절한 순. 진. 선. 미화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문제의 의미를 적절하게 순화시킬 수 있고, 문제가 주는 아픔을 통해 내면의 마음 매력을 진화, 선화, 미화하도록 해석할 수 있다면, 불행한 일이 벌어진 순간에도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


 가령, 문제를 겪고 나서 정말 모든 게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은 순간에 ‘괜찮아, 저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끝은 아니었지.’ ‘이번에도 숨 한 번 길게 내쉬고,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견뎌보자’고 하는 것은 순화이다. ‘실수나, 문제와 어려움은 다 나를 나답게 만들어가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고통의 진정한 가치와 참뜻을 찾아 의미 부여하는 것이 진화일 것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다.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고민으로 내게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조금씩 시도해보자’. ‘저 사람이 나에게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저 사람이 나에게 해준 좋은 일들을 생각하며, 고통을 극복하는 것도 고통의 의미를 선화 시킨 것이다. 이런 해석은 고통을 착하게 극복하도록 돕는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이런 적당한 문제는 본질적으로 뇌를 자극하는 영양분이자 우리 삶에 활력을 준다’는 식의 해석은 힘든 고통의 순간을 미화시킬 수 있다. 또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있는 아름다움을 인정해주지 않아 속상할 때, ‘타인이 아름다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야’라는 해석은 내 안의 아름다움을 주목하게 하는 미화적 해석이다.  


 마음의 눈성형은 자신에게 있는 고통, 문제, 절망, 실패와 위기를 적절한 순진선미화의 의미부여를 통해서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드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한다. 고통을 순진선미화할 수 있는 역량이 키워진다면, 우리 주변의 아름다움을 더 잘 느낄 수 있고, 우리 자신의 마음 매력을 더 잘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행복은 한순간에 결정되어 고착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조금씩 느끼고 유지해나가며, 결국 발견해나가는 것이다. 인간은 과정을 통해 이뤄가는 행복을 추구할 때 그 행복감을 깊게 누릴 수 있다. 인간은 행복하지 않은 조건에 있다 하더라도 해석하는 시각을 바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만들어 얼마든지 다양한 행복감을 발견해낼 수 있는 존재다. 흙수저로 태어났어도 이뤄가고 성취할 수 있는 조건이 많기에 행복하다고 의미 부여할 수 있다. 이른바 다이아몬드 수저로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더 많이 타고났어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과정에 있다면, 자신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 없다는 공허감에 얼마든지 절망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다.  


 행복하지 않은 것을 타고난 외적 조건이 부족한 것으로 규정하고, 사력을 다해 그것을 바꾸려고만 노력하면, 잠깐 행복하고 또 다른 상대적 불행감에 빠질 수 있다. 우리의 타고난 DNA가 행복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행복을 전적으로 구성하지 못하고, 당신의 미래와 운명의 모든 것을 결정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외모를 포함한 나의 외적 조건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착각이고, 의미 부여할 수 있는 다양성을 제한한다.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것도 아름답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의미를 찾는 과정이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나의 조건을 체념하듯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이 조건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서 뭔가를 하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불리하고 결핍된 조건은 나를 성장시키고 더 나은 상태를 만들어내는 동기를 부여하는 자극으로 의미가 있다.


 요컨대, 우리 삶의 한계와 문제와 고통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어도 괜찮을 수 있고, 그런 삶 속에서도 행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의 해석 능력을 만들어주는 과정이 마음의 눈성형이다. 고통스러운 삶의 문제 속에서도 그 의미를 순화, 진화, 선화, 미화시키는 적절한 의미부여 요소를 찾아낸다면, 문제를 보는 관점과 삶의 태도가 변할 뿐 아니라, 문제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로 바라봐주기

 나는 누구인가? 타고난 조건이 못났어도 부족한 점이 있어도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다. 비록 부족하고, 못난 점이 있을 것이다. 찾아보면. 하지만 문제를 극복하려 하고, 성장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으니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이고, 그런 소중한 사람이니 소중한 일을 하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믿어야 한다.


 조금 진부하게 느껴지겠지만, 자신을 주인공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현재 나의 조건과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나를 남과 다르게 만드는 장치일 뿐이다. 이 경험도 나를 세상의 단 하나의 오리지널을 만드는 유익한 경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언젠가 인생을 다 살고 마무리하는 시점에 도달했을 때, 지금 현재의 경험은 나를 성장시켰던 자양분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진지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조개가 진주를 품어내듯, 나에게 불리한 조건도 진주 같은 내 삶의 의미를 탄생시키는 과정 중의 하나로 의미 부여하면서 살아간다면 단 하나의 의미를 이룬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로 빚어지며,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인생 자체를 예술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던 미술가인 마르셀 뒤샹처럼.


Portret van Cornelis Bouman, 1741. 예술작품을 보며 가끔 Artist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마다 출발점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내 인생을 평가할 때는 어떤 출발점에서 시작했는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여기까지 오는데 어떤 고생을 했고, 어떤 노력을 들였을까? 성장 과정에 의미를 더 부여해보고, ‘어디까지 더 갈 수 있을까?’란 내면의 성장 동기와 잠재가치를 따지면서, 미래에 더 성장할 수 있는 나를 공정하게 봐주어야 한다. 그런 인생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장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오리지널인 자신에게 걸맞은 대접을 해 주며. 오늘이라는 자신의 무대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루며 즐거움을 누릴 필요가 있다.


 우리는 자신을 소중하고,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대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나만이 특별하다는 것이 아니라 나 같은 처지의 사람은 유일하기에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우리가 태어난 것은 어머니의 몸속 난자가 아버지의 1-2억 마리 정자 중 단 하나의 가장 재빠르고, 건강한 최후의 정자를 받아들인 결과임을 들었을 것이다. 태생 자체가 챔피언이었던 것이다. 살면서 이런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서 정상을 차지하는 경험은 한번 있을까 말까다. 전교 1등, 올림픽 금메달, 세계 1위, 우리가 1등에 주목하고 스포츠 경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 것도 이런 무의식에 오로지 1등으로 선택되기 위해 달려갔던 숨겨진 본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도 싶다. 인간이란 생명이 쉽게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면, 나의 못난 조건도 나름대로 고유한 의미로 규정할 수 있지 않을까. 챔피언에 대한 예우를 갖추듯 자신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자신이 만들어가는 삶도 자신에 가치에 걸맞게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자존감을 지켜내며, 그렇게 오늘도 아름답게 살아가자.

작가의 이전글 예쁜 마음의 눈성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