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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통샤인머스캣 Mar 02. 2021

마음의 매무새-삶의 분명한 차이를 만드는 태도

 방송인이자 현재는 의류사업가인 주병진 씨는 자신의 가난했던 무명 개그맨 시절을 회고하며, '다리미는 없었어도 다음날 좀 더 맵시 있게 보이기 위해 자신의 바지와 셔츠는 깨끗이 빨아서 이불 밑에 깔고 자보기도 했다'라고 한다. 자신의 상황에서도 뭔가 더 할 수 있는 상황이 있는지 고려해보고, 삶을 더 낫게 만들도록 시도했다는 것이다.


 영화 ‘비긴 어게인’의 여주인공 그래타가 헤어진 전 남자 친구 데이브를 향해서 욕설 샤우팅을 해 준 것이 아니라 “정말 사랑했었는데. 바보처럼 사랑했네-  아름다운 노랫말이 담긴 노래를 음성사서함에 남겨주었듯이, 사람은 얼마든지 자신이 선택한 태도로 인해 삶의 아름다운 차이를 현재란 시점에 만들어 낼 수 있다.  


 세상은 무대이고 인생은 소극이므로, 가장 많이 웃은 사람이 소극을 가장 즐긴 자라는 말을 어느 책에서 읽고 되도록 재미있게 살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앞에 펼쳐진 인생 무대가 코미디 같을 때도 있고, 멜로일 때도 있고, 어느 순간은 때로 다시 엮이고 싶지 않은 막장 드라마 같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막장이라고 하더라도 막장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고통스러운 삶의 순간에서도 잠시 웃을 수 있는 희극의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새겨야 할 점은 자신이 무대의 주인공이고,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며 자유연기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주인공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위기를 벗어나고 해피엔딩으로 무대를 마무리할 때까지 결코 죽지 않는다. 그러니 그저 우리 인생에서 코미디일 때는 웃고, 멜로일 때는 열정적으로 사랑해보고, 비극 속에서도 죽을 것 같지만,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헤쳐 나가며 결코 죽지 않는 주인공처럼 우리에게 허락된 인생 무대를 품격 있게 즐길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무대에 나오는 다른 주인공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울어주다 때가 되면 무대에서 후회 없이 내려오는 것이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때에 맞게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라고 말한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정한 때]이 있고 모든 목적[일]이 이룰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지금은 나에게 어떤 때인가? 나는 이 상황에서 어떤 심정으로 나에게 주어진 무대에 서야 할까? 어떤 연기를 펼칠까? 무엇을 지켜야 할까? 포기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웃어야 할까? 슬퍼해야 할까? 춤춰야 할까? 이때가 지나면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톨스토이는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선행을 베푸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이유다.”라고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일을 찾아서 선택한다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좋은 순간이 될 것임을 역설했다.


 솔로몬이 자신이 무언가를 크게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수용적으로 자신의 태도를 유연하게 바꾸는 전략을 이야기했다면, 톨스토이는 모든 상황에서 지금 현재의 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환경에서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우리 모두가 인생이란 무대에서 자유연기를 하는 주인공이지만, 꼭 갖춰야 하는 마음가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나에게 허락된 소중한 삶을 마음속 태도의 기획자인 PD가 되어 지금 내게 주어진 상황과 여건을 이용해서 하나의 멋진 인생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름답게 변화하고, 사랑스럽게 다스리고, 고맙게 기획하는 삶의 전략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PD는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찾아서 기획하고, 기획안에 따라 출연자들이나 각종 소품과 세트, 자막이나 영상장치 그래픽을 총괄해서 감독하는 일을 한다고 한다. 전체를 조망하면서 팀워크를 이루어 하나의 멋진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고, 콘셉트에 맞춰 자유롭게 맛깔나게 연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주인공처럼 지금 이 순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즐겁게 살아가며, 아주 사소한 것부터 행복을 끌어낼 수 있도록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 보다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이 의미 있어지는 순간은 이 순간을 절대로 다시 오지 못하는 것을 깨달을 때라고 한다. 주인공은 고통의 순간도 절망으로 여기지 않고, 고통의 재료를 이용해 의미 있는 순간으로 연출해 낼 수 있다. 오늘 내게 주어진 하루의 모든 순간이 소중함을 깨닫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뤄내고, 하루의 삶에 행복을 끌어내는 태도를 실천하는 명분을 쌓으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이웃으로 기억되는 보상과 실리를 다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충분히 마음 매력적 주인공들이 충분히 욕심낼만한 가치 있는 목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독백만 하는 그런 주인공이 아니다. 우리의 인생 무대에는 다른 사람들이 계속 등장한다. 우리의 무대에 올라온 다른 사람들은 우리 자신의 태도를 점검하고, 우리의 무대를 더 아름답게 연출해볼 수 있는 유익한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공감능력을 발전시키고,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이자, 남에게 있지 않는 나의 독특한 개성과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때론 인생의 강적을 만나서 인생 내공의 부족함을 깨닫고, 세상이 쉽지 않은 곳임을 깨닫고 배우며 성장하는 기회도 된다. 대인관계에서 이런 태도를 갖고 있다면, 어떤 모임에서도 다른 사람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않고, 내가 그저 행복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행복해진다는 것을 믿으며,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 주인공이지만, 때로 조연 같은 주인공 역할을 해보고, 다른 사람을 주인공처럼 돋보이게 만드는 역할도 기쁘게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서먹서먹하지만, 때론 타인을 향해 조금 외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용기도 내볼 수 있다. 타인들과 공생하면서 내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서 삶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이루는 절세미태의 태도를 갖추는 노력을 한다면, 분명 우리는 주인공으로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으며, 인생의 무대에서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마무리하며 내게 허락된 무대가 즐거웠다고 생각하며 뿌듯하게 내려올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품격을 지켜내는 절세미태의 태도로 삶을 가꾸기  

 세계적 디자이너인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의미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상의 디테일까지 신경 쓰라고 조언했다. 어찌 보면 참 역설적인 말인데, 일상의 작은 것 하나라도, 작은 의미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다가왔다. 오늘도 반복되는 일상의 삶에서 큰 한방이 아닌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아보고, 현실의 악조건과 열악함을 나름의 의미를 갖고 해석하면서 그저 하루를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일상의 아름다운 의미가 평가절하 되지 않게 하루의 가치를 지켜내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경험하는 뿌듯함, 설레는 만남, 새롭게 배워가는 작고 소소한 것에서 행복의 의미를 발견해낼 수 있도록 삶의 태도를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바꿔본다면, 그 자체로 오늘 살았던 삶은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삶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다. 내가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내가 그런 타인을 사랑하고 인정해주는 것에 의미를 느끼면서 삶의 만족을 얻는 것은 지극히 인간다운 일이다. 소박하지만 인간의 품격을 지키면서 존중받는 길을 얼마든지 가볼 수 있으며, 그 가운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의 품격을 지켜내도록 특화된 이런 절세미태의 태도를 견지하면 우리 삶에 미적 가치를 확고히 지켜내고, 마음 매력은 현재에서 달성될 것이다.


 마음의 정원에서 맞는 우리의 일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계절이 바뀌기도 하고, 세찬 비도 오고, 거센 눈발도 몰아치고, 천둥도 치고, 때로 가뭄도 오지만, 결국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각종 의미의 열매와 꽃들로 채워질 것이다. 어떤 것은 덧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아름다움이란 의미를 추구하는 태도를 견지하면, 사랑과 인정의 열매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가끔 멧돼지 같은 강적이 나타나 우리 마음속의 정원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인생은 그래도 살만하고, 어떻게든 아름답게 가꿔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날 해야 할 일들을 돌보면서 살아갈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의 정원을 제대로 돌보고 가꾼다면, 우리가 투입한 노력보다 훨씬 많은 열매로 돌려줄 것이다. 많은 현인들이 삶은 하루의 농사를 짓는 농부의 삶과 비슷하다고 역설한다. 열심히 씨를 뿌리고 가꾼 사람에게는 노력한 만큼 거두고, 남의 밭을 일해주는 일꾼처럼  대충 농사지은 사람에게도 그만큼 수확의 대가를 가져다주는 곳이 우리의 삶이다. 뿌린 대로 거두는 세상에서도 우리는 종종 우리가 했던 것보다 조금 더 받을 수 있는 기쁨을 얻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나름의 결함을 안고, 실수할 수 있는 부족한 존재로 실망하고 넘어지며 욕을 얻어먹으며, 내 뜻과 기대대로 되지 않는 좌절을 겪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부족한 우리 자신에게도 남과 다른 그 무엇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그 무언가를 가지고 태어났음을 믿어야 한다. 본질적으로 소중한 사람으로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고, 타인에게 사랑스러운 친밀감을 느끼며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선한 욕구가 있다. 마음 매력에서 줄곧 강조했듯이 자신이 원하는 삶의 소원에는 아름다움, 사랑스러움, 고마움의 마음 매력적 가치가 들어 있다. 어떻게든 자신만의 마음 매력을 찾아,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루면, 분명 나 자신과 세상은 달라질 것이다. 타고난 외형과 얼굴, 그 이상 어떻게 바꿀 수 없는 상황과 조건으로 실망했더라도 괜찮을 수 있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루는 데에는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더 돋보일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다. 약간의 디테일의 차이를 줘서 나름의 특색 있는 변화를 모색해 볼 수 있다. 소중한 내 인생이라는 자체에서 의미를 찾고 마음 매력을 돌보는 태도를 갖추고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풀어가려는 태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고, 힘든 사건도 덜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으며, 어떤 문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가질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 삶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더 추구하며 내게 주어진 주변 환경의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좋은 것을 취하려는 인생 태도를 지속한다면, 자신에게 닥친 역할 전환의 어려움과, 갈등이나 상실의 위기, 예측할 수 없는 대인관계의 어려움과 같은 변화무쌍한 날씨의 변화 속에서도, 여러 의미의 옷을 때에 맞게 갈아입으며 인생의 다양한 멋과 맛을 느끼며 괜찮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인생이란 곳은 어렸을 적 뛰어놀던 그런 놀이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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