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매 순간 산책하듯

by 상현




구차한 마음이지만 ‘변명’이 필요한 나의 모습이 있다. 충분한 부연설명이 없다면,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아쉬운 면들이다. 하지만 관계에 서툴러서, 말 한마디조차도 조심스럽다는 핑계로, 그저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스럽게 알아주기만을 바랬다. 그렇지 못하고 실망하고 사라지는 인연에 대해서는 애써 미련을 두지 않으려 했다.


물론 모든 이들을 납득시킬 순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에게 실망시키고 싶지는 않다. 한 명, 한 명 찾아가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말을 건네고 싶기도 하지만, 그것 나름대로 또 상대방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서투르지만, 그림에 이야기를 담아보기 시작했다.


나의 삶 속에 가볍고 무거운 것들을 일상의 말투와 함께 덤덤하게 그려보자. 평온하고 단단한 모습부터, 부족하고 위태로운 모습까지, 모두 비슷한 온도로 드러내보고 싶었다. 부디 충분한 설명이 되기를 바라며.


하나하나 써내려가다보니, 이는 동시에 나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역시도 스스로를 납득시킬 설명이 필요했다. 아직 모든 아픔을 극복한 것도, 훌륭하게 역경을 이겨낸 것도,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것도 아니다. 여전히 과정 중에 있고, 아직 한 없이 어설프고 모순적이다. 그래서 내 안의 생각을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고, 여러번 곱씹으며, 끊임 없이 다짐을 한다.

‘그래, 괜찮아, 그래서 그런거야. 그렇게 나아가야지.’


문득 두려운 것이 있다면, 혹시라도 나의 이야기들이 조언이나 위로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운이 좋아서,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지만, 단 한번도 그것을 바라지도 의도하지도 않았다. 나는 절대로 누군가를 위로해 줄 정도의 인물이 못 된다. 그렇게 느껴졌다면 부디 작은 용서를 구한다.


혹시라도, 위로처럼 들렸다면 미안해요.

이것들은 스스로를 향한 다짐일 뿐, 절대로 정답이 아니에요.

여러분들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지지하고, 소중한 생각을 응원해요.


그리고 끝까지 들어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드려요.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소소한 풍경이 이어지는 길 위를 산책하며,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말 없이 조용히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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