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매 순간 산책하듯

by 상현
코 끝에 스치는 바람으로 계절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입가에 잔잔한 미소만으로 인사를 건낼 수 있게 해주세요.
보고픈 사람과 사소하고 소란스런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이름을 모르는 누군가를 의심하고 미워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저 우린 익숙하게 살아나갈거라고, 너무 씩씩한 마음이 들지 않게 해주세요.
부디 언젠가는,
무슨 그런 시시한 바램 따위가 있냐며, 꿈 같은 소원을 빌 수 있게 해주세요.

문득 마스크가 생각만큼 더 이상 불편하지 않다고 느낀 순간, 왠지 더 서글퍼졌다. 평범한 일상의 기준이 이렇게 달라지고, 희망과 기대는 하루가 지날 때마다 더 멀리 흐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그럴 수 없다는 것들 알면서도, 아무 일 없듯 다시 돌아와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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