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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엽 Jan 13. 2021

MD직무와 구매직무의 차이

생각보다 큰! 두 직무의 차이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ㅎㅎ 짬짬이 시간 날때마다 글을 쓰려고 했는데 참 어렵네요.

새해도 맞은 김에 영차영차 주저리주저리 이리저리 글을 써보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취준 생활에 참 궁금했는데, 명쾌하게 답변을 들을 수 없는 내용을 한 번 써보려고 해요. 운이 좋게도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가 요새 인기도 많아졌고... 많이들 준비하시는 것 같아서 면접이나 자소서 작성에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한 번 정리를 해보려구 합니다.


저는 식품 구매 직무로 입사를 해서 MD로 명칭이 변경(부서는 똑같았지만)된 후, 어찌어찌 지금은 또 다른 부서에 와있어요. (파란만장...) 채용 공고를 보시면 어떤 회사는 "구매"로 채용하고, 어떤 회사는 "MD"라고 채용하는 고 있죠? 따지고 보면 회사에 필요한 무언가를 사는 직무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뽑는 걸까요? 저도 처음엔 이해가 안되었는데 일하면서 곰곰이 고민하다보니 제 나름대로 차이를 정의해 보게 되었어요.




구매vsMD,
핵심은 내가 사온 것을
어떻게 쓸것인가?



 여기 세아 상역과 아트박스, 두 기업이 있습니다. 두 기업은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어떤 상품을 사야할까요?


구매의 핵심은 
공급관리

세아상역 홈페이지 캡쳐, 화면이 계속 바뀌어 캡쳐에 애먹었습니다. 배너 ㅠ


 -  세아상역 : 의류 OEM/ODM 회사로 글로벌 패션회사들이 제조를 의뢰하면 생산해주는 업체/주요 고객사로는 3대 500을 치지 못하면 살 수 없다는 언더아머랑 글로벌 패션 SPA 자라가 있네요.

  

 세아상역은 의류제조 회사로, 의류를 제작해서 판매합니다. 세아상역에서 기업 활동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원단고 같은 제품 소재들이 필요하겠죠. 세아상역은 제품의 소재를 구입하여 이를 가공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기업이 산 재화는 원료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가공으로 이용될 예정이므로 그 소재의 고객 회사 내부의 제조공장이 되는것이죠. 여기서 고객이란 표현은 내가 재화를 돈을 주고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어떤 구매활동을 통해서 만족시켜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럼 회사 내에서 재화를 구입하는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모든 제조업 회사는 좋은제품을 싼 가격에 생산하고 싶어합니다.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먼저 공급되는 원료가 좋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싼 가격에 사오면 됩니다. 즉, 대부분의 제조업 공장에서 요구하는 구매라는 직무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싼 가격사오는 직무입니다. 


또한 내가 물건을 전달할 고객은 우리 회사의 고객이 아닌, 우리 회사 내부의 직원입니다. 연구소/제조공장은 끊임없이 우수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특정소재를 요청할 것입니다. 이들이 요청한 스펙에 맞춰 좋은 소재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해서 조달하는 것도 구매 직무의 중요한 롤이죠. 구매직무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의 한 부분으로써 물건을 공급하는 협력사와 회사 내부의 원료 사용자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됩니다. 회사 내부 고객의 요청사항을 바탕으로 신규 협력사를 발굴하거나, 기존 협력사에 문제가 생겨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대안을 찾는 사람들이죠. 원료에 대한 이해도가 있기 때문에 특정 원료의 시황에 맞춰 가격을 결정하는 권한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상품을 찾아내는 것보다 공급의 안정성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회사에서는 조달 업무라고 부르기도 하고, 직무의 명칭을 바이어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새로운 상품을 찾아내면 신제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 신제품을 찾느라 공급 안정성이 관리되지 못해 공장이 중단된다면 회사 입장에서 더 큰 손해겠죠? 이 점은 바로 이후에 살펴볼 MD와의 큰 차이점입니다. (공급안정성 > 신규상품 발굴)


이 점을 바탕으로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실제 저는 의류업계에 종사하지 않지만, 세아상역 구매 업무가 하는 일을 다음과 같이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뇌피셜입니다.. 세아상역 담당자님이 있다면 바로잡아 주세요)

1. 이번에 납품되는 면 원단의 계약 기간이 만료, 새롭게 계약을 갱신하자

  - 그냥 계약하면 안되니까 올해 면 관련 이슈들을 조사/측정해서 가격에 반영하자

2. 연구소에서 이번에 신소재로 옷을 만든다니, 어떻게 구할지 고민해보자

  - 지금 협력사들은 그런 소재들을 만들지 못하니, 이런 소재들을 생산하는 새로운 업체를 찾아서 거래해보자

3.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니, 일부 섬유소재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겠는걸?

  - 협력사의 재고 수급 동향들을 파악하고, 이슈가 있다면 연구소/영업 부서에 알려 생산 계획을 줄일 수 있도록 안내하자



요약하자면 구매직무는

1. SCM(Supply chain manager)이다. 

2.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구매하는 원료의 가격을 결정하고, 조달 관련 이슈를 해결한다.


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세아상역의 구매 관련 채용 공고입니다. 앞에 설명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채용공고를 해석하자면(숨겨진 괄호를 찾아보자면)


담당업무

* (싸고 질좋은)원단의 구매 및 (회사 내부의 연구소/공장이 원하는 소재를) 개발(조달)

* 원단 선적 관리(생산 일정에 맞추어 원료의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그전에 알아서 잘 조율하도록)


자격요건 및 우대사항

 * 영어활용능력우수자(외국이랑 일을 좀 할거야)

 * (협력사의 상황을 잘 캐치하여 공장에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보유자


이제 구매 직무에 대해서 감이 오셨다면! MD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MD의 핵심은
회사 매출/이익 확대

아트박스 홈페이지 캡쳐, 회사 소개할시간에 하나라도 더 팔겠다는 의지가 담긴 홈페이지입니다.


- 아트박스: 국내에서 탄탄한 오프라인 매장 기반으로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소품들을 판매하는 편집샵! 아트박스 사장님 마동석과는 어울리지 않게 아기자기하네요.


 아트박스는 소비자들에게 힙한 상품으로 다가가는 "종합편집숍"입니다. 여러분이 아트박스를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많은 상품이 매대에 있지요. 아트박스는 빠르게 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잡기 위해 "힙"한 상품들을 많이 매대에 진열해야 합니다. 근데 아트박스가 이 모든 상품을 직접 만든다면, 이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을까요?


 아트박스는 그래서 소비자에게 바로 팔 수 있는 완성된 제품을 구매해서 매대에 가져다 놔야합니다. 그러면 물건을 구매하는 입장에선 어떤 물건을 사야할까요? 바로 소비자에게 바로 잘 팔수 있는! 물건이어야 합니다. 구매 직무와 다른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구매 직무는 공장에 필요한 원료를 사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상품을 싸고 좋게 사야하지만, MD는 소비자들이 바로 반응할 수 있는 상품들을 그때그때 사야합니다. 이러면 한꺼번에 많이 살 수 있을까요? 한꺼번에 많이 사는 것보다, 다양한 상품들을 우선 들여놔 소비자들을 매장에 잡아두고 그중에 히트 상품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전략일 것입니다.


그래서 MD들은 구매를 하는 직무지만, 얼마나 내가 잘 샀는지 평가하는 지표는 바로 매출입니다. 소비자에게 얼마나 잘 팔리는 상품을 가져다 놨느냐가 얼마나 좋은 MD인지를 평가하는 지표인거죠. 비싸게산다구요? 소비자에게 잘 팔리는 상품이라면 오히려 더 좋은 일입니다. 매입가에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하게 될텐데 비싸게 산게 잘팔린다면 회사의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늘거니 말이죠.


이 점을 바탕으로 MD의 하루 일과를 예측해 보겠습니다.

(물론 뇌피셜입니다.)

1.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일간/주간/월간 단위 내가 소싱한 제품들의 매출을 확인합니다.

2. 히트상품이 있다면 관련된 상품 추가 소싱을, 저조한 상품이 있다면 원인 분석 후 추가 구매 여부를 고민합니다.

3. 신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비슷한 동종업계는 뭐 팔고 있는지 염탐합니다.

4. 업체 공급사를 만나 이것저것 제안받으며 우리 회사에 잘 팔릴지 고민하고, 잘 팔릴것 같다면 계약을 진행합니다.


요약하자면 MD직무는

1. 매출로 평가받는 것은 영업사원과 비슷함(KPI적 측면)

2.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매출이 더 잘 날수 있는 상품들을 들여오는 것이 핵심역량


이 점을 바탕으로 아트박스의 채용공고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주요업무 

 - (잘팔릴만한)신규상품/브랜드 소싱 및 운영

 - (잘팔고있는)쇼핑몰,제휴몰 운영 및 관리

 - (잘팔고있는지)판매 분석 및 판매 촉진 계획 수립

 - (어떻게잘팔지)기획전 기획 및 카테고리 운영 전략 수립

 - (딴데는어떻게잘파는지)고객/유통/트렌드/경쟁사 분석


PPT로 만드셨다고 확신합니다.

아니 근데, 제가 직접 팔지도 않는데 매출로 평가받다니 어떻게해요?


지금 팔고있는 사람들이 잘 팔수 있는 상품들을 구해오면 되겠죠?

회사의 주요 고객과 채널, 주요 역량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을겁니다.



 구매와 MD 직무의 차이를 좀 이해가 되셨나요?

글을 잘 읽으셨다면, 어떤 회사가 구매를 뽑고 어떤 회사가 MD를 뽑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제조업은 구매

  - 유통사는 MD


이 두 직무의 차이점을 잘 고민하셔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때나 관심있는 회사의 직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나 그렇듯 댓글이나 문의 남겨주시면 제가 도움드릴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알려드리겠습니다. 잠이 와서 글이 더 안써지네요 ㅠ. 시간이 늦어 이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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