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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티는즐거움 Dec 19. 2021

2부-엑셀로 부를 설계하다/나의 부자 나이-2

나의 부자 나이

배당소득

불나방 기질로 한방 투자를 즐겨하던 나는 배당주 투자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배당이라고 해봤자 연 4~7% 수준으로 하루만 급등을 해도 배당수익 정도는 벌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서 배당주 투자를 왜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었다. 배당주 투자에 대해서 생각이 바뀐 것은 나의 부자 계획을 엑셀로 설계하면서 매달 들어오는 노동 없는 수입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나서부터이다.  처음 부자 계획을 설계하면서 노동 수입을 제외하고 매월 꾸준히 들어올 수 있는 수입의 종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대표적으로 건물주, 상가주가 되어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렇지만 건물주가 되기에는 자본이 너무나 부족했고, 상가를 매입한다고 하여도 어느 지역에 상가를 매입해야 하는지 안목도 없을뿐더러, 임차인 관리, 세금 등등 경험해 보지 못한 투자에 대한 두려움과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나 컸다. 상가를 통한 월세 수입은 나의 투자 성향과 전혀 맞지 않았다. 


따라서 매년, 매분기 혹은 매월 꾸준한 수입을 안겨주는 배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 주식의 경우 매년 1~2회 정도 배당을 지급하지만, 미국 배당주의 경우 분기별 지급뿐만 아니라 월배당을 가진 종목들도 많아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다. 2020년 부자 계획을 수립하기 전부터 주식투자를 하고 있던 나는 우선 내가 투자 중인 종목들에 대해 배당금을 정리하였다. 매월 배당을 주는 종목은 없었지만, 1년 단위 배당금을 12로 나눈 이후 세금 15.4% 제외한 배당금 수익이 매월 어느 정도가 될지 계산을 해보았다. 나는 당시에 매월 20만 원 정도의 배당을 받고 있었다. 나의 부자 계획에 매월 20만 원을 보탠다 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약간의 실망감과 함께 배당주에 대해 좀 더 조사를 하던 중 내가 크게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다. 


배당도 복리로 늘어난다. 


배당도 복리로 늘어난다는 것을 인식하기 전까지 나는 시가 배당률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시가배당률 5% 면 내가 1억을 투자했을 때 세전으로 년 500만 원의 배당금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년 500만 원의 배당금이 매년 복리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매년 배당이 4%씩 늘어난다면 30년 뒤에는 약 천오백만 원이 된다. 이 자그마한 깨닮음이 나를 배당주 투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였다. 나이가 들수록 현금 흐름은 중요하다. 비싼 집을 가지고 있거나 많은 주식이 있어도 생활비가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리로 불어나면서 나에게 현금흐름을 안겨주는 배당은 나의 부자 계획의 가장 중요한 투자 방법이었다. 

당시 투자하고 있던 배당주가 있었지만, 나의 부자 계획상 금액에 상당히 부족했다. 배당금을 늘리기 위해 자본금 마련이 필요했다. 시가 배당률을 감안했을 때 적은 금액으로는 의미 있는 배당금 증가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내가 할 수 있는 배당금 늘리기 방법을 생각해고 그 결과 쓸모없는 보험 해약과 대출을 결정하여 진행하였다. 


쓸모없는 보험 정리

첫 직장에 입사한 이후 어머니는 어느 지인을 집으로 데리고 오셨다. 그분은 보험 서류를 내밀었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 서류에 사인을 하고, 15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달 보험료를 납부하며 보험사 이익을 올려주는 호구 짓을 하고 있었다. 내가 계약한 보험은 변액 CI 보험으로, 내가 낸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사업비로 보험사에서 차감하고 남은 금액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상품이다. 내가 죽거나 중대한 질병에 걸렸을 경우 투자 성과에 따라 보상금을 약속한 금액 이상으로 추가하여 주는 보험상품이다. 15년 동안 납부를 했는데 해약할 경우 내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내가 낸 원금 정도였다. 사실 처음 가입 시에는 잘 몰랐지만, 약 10년 전에 변액 CI 상품의 불합리한 사업비 차감과 보상방법, 그리고 운용사의 저조한 수익률에 대해서 알았었다. 그렇지만 난 그 상품을 해약하지 않았었다. 그동안 낸 돈이 아까워서 해약을 하지 못하고 꼬박꼬박 보험료를 납부하는 악수를 선택한 것이다. 마치 주식에 물려서 팔지도 못하고 가지고 있는 상황과 똑같았다. 아마도 주식이나 부동산 등 투자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면 이미 해약을 하고 투자를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투자 지식이 부족했던 나는 그 불합리한 상품을 해약하지 못했던 것이다. 복리의 마법을 눈으로 확인하고 배당주 투자의 매력을 알게 된 이후 더 이상 이 불합리한 상품을 유지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나는 지체 없이 변액 CI 보험을 해약하고 배당금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였다. 


대출

나는 대출에 대해 굉장히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었다. 남에게 돈이라도 조금 빌리면 빨리 갚아야 하는 성격이다. 큰돈을 빌려야 하는 주택담보 대출이나 신용대출은 더욱더 꺼려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주식거래 시에 미수를 쓰지 않아 더 큰 손해를 방지했을지도 모른다. 대출에 대한 부정적이 생각도 내가 엑셀로 부자 계획을 설계하면서 많은 부분 바뀌었다. 2020년 여름 내가 빌릴 수 있는 신용대출의 이자금액은 2%가 되지 않았었다. 대부분의 배당주식의 시가 배당률은 이자금액 보다 높았고 금리가 오르더라도 복리로 불어나는 배당금을 생각해 볼 때 대출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대출 이자는 변액 CI 보험료로 지불해왔던 금액으로 충당이 되었고, 대출 원금은 현 직장의 퇴직금으로 상환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대출로 인한 나의 부자 계획의 한 달 소비금액이 늘어나지 않았다. 안정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다면 대출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내가 가능했던 신용대출의 최대치로 대출을 받았다. 


보험 해지와 대출로 나는 배당주 투자를 위한 목돈이 마련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배당주 선정이었다. 배당종목을 선정하기 위해 다음의 조건이 붙었다. 

1.     배당금 삭감이 없었던 기업

2.     시가 배당률 3% 이상

3.     배당금을 매년 인상한 기업

4.     가능하면 월배당을 주는 기업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은 코스피에는 없었다. 따라서 미국 기업 중에 주로 선정이 되었고 나의 조건을 가장 만족했던 기업은 리얼티 인컴이었다. 1994년 나스닥 상장 이후 한 번도 배당 삭감이 없었고, 매년 배당금을 4.5%씩 늘려왔으며, 월배당을 주고, 당시 시가배당률 기준으로 5%를 지급한 기업. 나의 조건에 딱 맞는 기업이었다. 

리얼티인컴 배당금 증가

배당주 투자는 배당금 증가와 함께 주가의 상승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배당금을 매년 올려주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주가의 상승 또한 따라온다. 중요한 것은 나의 배당금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배당금 삭감이나 중단이 없으면 매도 또한 고려하지 않는다.  매도 없는 투자가 시작된 것이다. 매도를 고려하지 않은 투자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주가에 일희일비하는 심리적인 상태를 엄청나게 감소시켜 준다. 

나는 직접 상가를 구매하여 월세를 받지는 않지만 미국의 대형 기업들에게 임대를 주고 월세를 받는 상가주인이 된 것이다. 상가의 운영도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관리가 되며 골치 아픈 상가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매달 월세만 받으면 된다. 그리고 그 월세는 매년 4.5%씩 증가가 된다. 나는 배당주 투자를 위해 마련한 자금을 리얼티 인컴에 많은 비중으로 투자하였다. 물론 한 종목 몰빵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배당주에도 투자를 했지만 배당주 투자의 큰 비중은 리얼티 인컴이다. 


그 결과 월 배당 금액은 72만 원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그 배당 금액은 내가 배당주를 팔지 않는 이상 매년 4.5%씩 불어날 것이다. 배당소득을 넣고 복리로 늘어난 배당금액을 계산하니 내가 부자가 되는 나이가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89살이 되는 때에 합계 월 소득이 부자 계획의 월 소비금액을 처음 넘어가게 된다. 나는 89살에 부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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