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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y 14. 2022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오늘의 행복은 오늘이 아니면 누릴 수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커트 보니것 아쟈씨!!!! 그런데 너무 슬픈 예감이 든다. 우연히 만난다고 해도 무라카미 하루키 아쟈씨나 커트 보니것 아저씨는 나를 좋아하지 않으실 것 같다. 왜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자꾸 좋아하게 되는 걸까. 너무 어렵다. 그런데도 누굴 좋아한다는 건 정말 즐겁다. 생각만 해도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잖아!

 

   솔직히 저번에 읽을 때는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 줄 잘 몰랐었다. 이번에 이 책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를 읽으니까 인기 많은 이유를 알겠다. 나는 이렇게 시니컬하면서도 위트 있는 사람이 좋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해도 핑퐁 하듯 말을 받아칠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멋내지 않아도 멋이 나는 이런 분들은 도대체 어디서 말솜씨를 갈고닦으시는 걸까. 할 수만 있다면 배우고 싶다.

 

   일본에 ‘무라카미 하루키’ 아쟈씨가 있다면 미국에는 ‘커트 보니것’ 아쟈씨가 계시다. 글만 읽어도 매력이 차고 넘쳐서 흐를 것만 같다. 이런 연설이라면 내가 졸업하지 않더라도 모두들 찾아가서 들을 테지.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설은 커트 보니것께서 자주 언급하시는 ‘알렉스 삼촌’ 말씀이다. 이 책에서도 꽤 자주 반복되는데, 읽을 때마다 좋았다.

   그럼 이제 하늘나라에 계신 알렉스 삼촌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알렉스 삼촌이 무엇보다 개탄한 것은 사람들이 행복할 때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삼촌은 행복할 때마다 그 순간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각별히 노력하셨습니다. 한여름에 사과나무 아래서 레모네이드를 마실 때면 삼촌은 이야기를 끊고 불쑥 이렇게 외치셨습니다.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오늘의 행복은 오늘이 아니면 누릴 수 없다. 오늘의 행복치를 미루지 않고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길!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영화 <청춘 스케치> 시작에 나오는 졸업 연설문이 최고였다.

 

“또 어른들은 우리 20대를 의아하게 생각하죠. BMW나 사려고 일주일에 80시간이나 일하지는 않겠다는 것을요. 왜 우리가 그들이 운동화 한 켤레를 위해 이루어낸 혁명을 모르는 양 대항문화에 관심이 없는지도 말이죠.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하냐는 겁니다. 물려받은 이 문제들을 어떻게 푸느냐는 것이죠. 졸업생 여러분, 답은 간단합니다. 답은... 답은 말이죠.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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