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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y 17. 2022

종이 동물원

시기적절하고 알맞은 방식의 사랑 표현

백수린 작가님께서 <다정한 매일매일>에서 언급한 도서.

"흔히들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종이 동물원」을 읽으며 어쩌면  리우는 표현하는 행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랑에 가닿을  있다면 그것은 알맞은 때에, 상대방이 알아들을  있는 방식의 표현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거라고. 이토록이나 슬프고도 아름다운 방식으로."​



  휴고 , 네뷸러 , 세계 환상 문학상 사상  3관왕을 석관한 <종이 동물원> 가장 유명할 테지만,  최애는 다르다. 그리고 이토록 다양한 소재(참고. 731부대, 위안부, 강제징용, 문화 대혁명 )라니!

  친절하고 상냥해도 그리고 고마워도 전부  이해할 수는 없다.  그게 잘못도 아니고.

  ‘regular’ 이렇게나 많은 뜻을 가진 단어인  몰랐다.  단어의 쓰임을 두루   있는 이런 시도 너무너무 근사하다!


  비워야 채울  있다. 당연한 말씀.  담뱃갑은 뭘로 채울까. 운전석에 아버지가 조수석에 어머니가 그리고 뒤에 내가 타고서 드라이브, 친구들과의  타임, 금요일 저녁 야식, 햇살 좋은  낮잠, 동네  바퀴 산뽀, 한낮의 열기를 머금은 여름밤 공기, 가을 하늘 저녁놀, 자전거 타면서 느끼는 시원한 바람, 김밥 꼬투리, 아가들의 기저귀 뒤태, 언니네 자고 일어났을  발에서 느껴지는 땅콩이의 온기, 친구가  스테인리스 빨대랑 점점 바래가는 광목 손수건, 실로  코스터, 시간이 조금 지난 종이책 냄새. ​​


 “세상에는 ‘사랑해 말을 전하는 방법이 많이 있어.”  이거 하나만으로도 따뜻한 나는 정말이지. 사랑지상주의일까. , 물론 내가 말하는 '사랑' 장재열 작가님의 사랑("고통과 원망과 아픔과 슬픔과 정망과 불행도 주겠지. 그리고 그것들일 이겨낼 힘도 더불어 주겠지.  정돈돼야 사랑이지." - 참고. 괜사 5화)과 같다.



   것인  알았는데  것이 아니었던 것들.  생각이 정말  생각일까. 미국인들은 하루에 2  정도의 광고를 보거나 들으며 살고 있다고 한다. 나만 하더라도 인스타그램 둘러보기에 쏟아지는 둘러보기가 뭐야,  게시글에 쏟아지는 광고들만도 벅차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는 것들.

  “틸리는 단순히 알고 싶은 것만 가르쳐 주지 않아요!”  뒤에서 제니가 외쳤다. “ 생각해야 할지까지 가르쳐 준단 말이에요. 당신이 진짜로 원하는  뭔지 지금도 알아요?”
_40, 천생연분


​​

  "우리가 완전하고 완벽한 지식을 결코 얻을  없다는 사실은 악을 심판하고 악에 맞서야  우리의 도덕적 의무를 면제해 주지 않습니다."  새해 들어  번째로 신세계를 선사한 구절.  번째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감독님의 인터뷰("가진  많고 일이  풀리면 복이 많다고들 하지만 앞으로 나갈  있는 힘만 있어도 ").


   읽고 나면  리우의 사유가 내게로 와닿는다. 우주를 조금  친절하고 밝고 따뜻하고 인간적이게 하는 사유가. 바로 그런 기적이 실현된다. 드림  트루!

  그럼에도,  사유가 문명의 미로를 지나 당신의 정신에 닿는 기나긴 여정에서 번역을 거치며 아무리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 해도, 나는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리라 믿고, 당신은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믿는다. 우리 정신은 어떻게든 서로에게 닿는다. 비록 짧고 불완전할지라도.

  사유는 우주를 조금  친절하게,   밝게,   따뜻하고 인간적이게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런 기적을 바라며 산다.

_9,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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