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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건우 Mar 31. 2022

부부의 라이브 커머스

그립 - 아침엔 대구탕 / 네이버 쇼핑 라이브 - 낙지 한 마리 대구탕

처음 라이브 방송을 할 때는 솔직히 수수료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진 못했다. 


'방송을 한다고 해서 과연 내 제품이 얼마나 팔릴까?'


그냥 그 생각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제품이 하나, 둘씩 팔려 나가자 신기했고, 그렇게 하나, 둘 나가던 것이 수십, 수백 건에 이르자 그제야 수수료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우선 그립의 경우 판매 수수료가 현재 9%이다. 거기다가 라이브 방송을 할 때 붙는 방송 수수료가 3%. 총 12%의 수수료가 나간다.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 페이 관리 수수료 2% 매출연동 수수료 3% 정도 해서 총 5%를 가져간다.


쿠팡의 경우는 아직 해보진 않았지만 라이브 방송으로 매출이 발생할 경우 15~16% 정도 되는 금액을 가져간다고 한다.


그립은 정산을 한 달에 두 번 해준다. 쿠팡의 라이브 방송 정산 시스템은 어떻게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쿠팡의 일반 정산 시스템은 판매 금액을 거의 두 달을 넘게 조금씩 보내준다.


네이버는 고객이 구매확정을 하면 하루, 이틀 이내로 바로바로 입금을 해준다.


결국 정산시스템이나 수수료 부분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은 네이버 쇼핑 라이브라고 말을 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 네이버에서는 구매하는 고객의 네이버 페이 포인트도 차곡차곡 적립해준다. 어쩔 땐 어? 이렇게나 많이 적립을 해주나? 싶을 정도로 적립을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 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판매자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바로 라이브 방송을 켤 수 있는 조건 때문이다.


3개월 동안 주문 건수 100건. 판매 금액 200만 원.


이 조건을 충족해야 씨앗에서 새싹 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고, 라이브 방송을 송출할 수 있게 된다.


그냥 보면 3개월 동안 충족하기에 쉬울 것 같아 보이는데, 막상 해보면 3개월 동안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만만치 않다.


방송을 하면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고, 노출이 되니 주문을 하고, 그러면 금세 이 조건이 충족이 되지만, 방송을 하기 전에는 그냥 스마트 스토어에 올려져 있기만 하니,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만만치 않다.


대구탕의 경우에는 겨울에 많이 찾는 음식이다 보니, 겨울을 지나면서 11월, 12월, 1월 매출 합산해 아슬아슬하게 충족이 되어서 방송을 켤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집사람이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전부터 팔고 있던 멸치육수는 아직도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방송을 못하고 있다.


그립의 경우에는 사업자등록을 한 사람들 누구나 방송을 켤 수 있다. 그것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쿠팡의 경우에도 사업자등록을 한 사람은 누구나 라이브 방송을 켤 수 있는데, 사전에 판매 제품과 방송시간에 대한 승인을 받아 놓아야 한다. 그래서 그 시간을 꼭 지켜서 방송을 해야 하고, 시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페널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네이버는 위에서 말한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왜 네이버만 이런 조건을 충족해야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할까? 나도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진 못한다. 만만치 않은 라이브 방송 수수료 측면에서 확실히 네이버는 탐이 나는 라이브 방송 플랫폼이다.


2023년에는 라이브 방송 시장이 8조 원 규모로 커진다고 한다. 물론, 분명 라이브 방송 이후의 판매 방식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류가 수렵, 채취에서 농업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년의 시간이 걸렸고, 농경에서 산업사회로 바뀌기에는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렇게 인류가 진보하는 수준은 너무나 빨라져 산업사회가 된 이후 이제 200년이 좀 지났을 뿐인데, 인류는 그동안 수천, 수백만 년의 시간 동안 바뀐 것보다 200년 사이 더욱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앞으로의 변화는 더욱더 빨라질 것이다. 그래서 어느 책에서 나온 말처럼


"앞서가기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제 자리라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랜 시간 나에게 익숙한 일에 만족하고 있다면, 그것은 불행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제 은퇴를 하고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하고 있고, 그 일이 더욱 발전되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겐 해당이 되는 말일 것이다.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와 비슷한 업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 싶다. 지금 당장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라고.  


요즘엔 라이브 방송 전문 인력을 기업에서 채용하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 전문인력을 고용해서 방송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소상공인들, 영세한 규모의 사업 또는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직접 나서서 방송을 하는 것이 좋다.


망설이고, 머뭇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이미 남들은 출발선을 뛰쳐나가 달리고 있다.


어릴 적 집집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당시의 돈으로 거금을 들여 장만했던 브리태니커 사전. 명실상부 세계 1위의 사전이었으나, 온라인으로의 전환에 무관심했다. 


야후도, 다음도 지금 존재하고 있지만 구글에게, 네이버에게 세계 1위, 국내 1위의 자리를 내줬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늘 변화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금은 변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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