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길을 걸으며
가게 근처에는 가야컨트리클럽이라는 골프장이 있다.
오늘부터 3일 동안 넥센세인트나인 프로여성 골프대회가 있다.
오늘은 걸어서 매장에 출근을 했다.
산길을 천천히 걸으며 올라갔다.
이른 아침 넓은 가야랜드의 주차장에 벌써 차들이 많이 들어찼다.
골프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갤러리들의 차량들이다.
걸어가는 인도 위에서 까치 한 마리가 바닥을 쪼고 있다가 껑충 뛰어 왕복 사 차선 도로에 뛰어든다.
자동차가 달려오는데, 아슬아슬하게 그것을 피해 또 날아간다.
산을 넘으면 공장과 회사들이 많아 이곳 도로에는 아침에 차들이 많다.
잠시 가야랜드 앞에서 신호를 받은 차 안에서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는지 거래처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차 밖으로 들려온다.
나는 아침을 걸으며 방송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오늘.
선수들에겐 당연히 경기가 중요할 것이고, 누군가에겐 골프경기를 구경하는 것이 중요한 일일 테고, 누군가에겐 거래처와의 일이, 까치에겐 벌레 한 마리가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매장 문을 열기 위해 분주하다.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에서는 너무나도 중요한 일.
한 발 떨어져 타인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때론 너무나 보잘것 없이 느껴지는 일.
하지만 누가 누구의 일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타국의 전쟁보다, 보고서에 점 하나 잘못 찍은 것이 더 크게 걱정되고, 신경 쓰이는 우리의 삶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