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세상
며칠 전 집안 어른이 돌아가셨다.
같은 날 태광실업의 박연차 회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로 유명해진 사람이겠지만, 김해에 사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박연차 회장에 대해서 알고 있고, 김해가 시가 아닌 군이었던 시절, 좁디좁은 김해에서 그와 모르고 지냈던 사람을 찾기란 어려울 정도였다.
집안 어른은 평범한 삶을 사시다가 90세가 넘어 돌아가셨고, 박연차 회장은 많은 것을 누렸지만 또 많은 풍파를 겪고 75세에 세상을 떠났다.
사회적 명성을 서로 비교할 순 없겠지만, 개인의 삶을 놓고 보았을 때 누구의 삶이 다른 누군가의 삶보다 나았다고 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아이들이 읽던 책이 바닥에 놓여 있어 무심코 집어 들었다. 김만중의 구운몽이었다. 어린이용 책이라 가볍게 책장을 넘겼는데, 아무리 어린이용 책이라 하더라도 글의 무게는 여전했다.
성진이 육관 대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모든 것이 하룻밤의 꿈에 지나지 않았고, 이번 일로 크게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러자 육관 대사가 말한다.
"네가 즐거움을 찾으러 갔다가 즐거움이 다해서 돌아왔는데,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다만 꿈과 세상을 서로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니 아직 꿈이 깨지 않은 모양이로구나."
내가 사는 세상은 꿈일까? 현실일까? 아니면 이런 것을 구분하려는 것조차 무의미한 일일까?
아침의 기운을 한껏 느끼며 맞이하는 태양은 일출이고, 저녁노을을 맞으며 보내는 태양은 일몰이다. 그런데, 만약 아침인지 저녁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저 태양은 일출일까 일몰일까?
........... 그것을 구분하는 것은 정말 필요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