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란의 시낭송 문학산책 16번째
이번 시 낭송은 상실의 아픔이 너무 큰 산불 재해!
어서 치유되고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인이 되신 분들의 평화로운 안식을 빌면서
유족들께 위로를 전합니다.
함께 마음 모으고 공감과 응원 주시는 모든 분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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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의 혀
시 정해란 / 낭송 정해란
붉은 머리 꼿꼿이 들고 푸른 생명 삼키는
저 거대한 불의 혀
검은 살갗과 상처만 수의壽衣로 남기고
삶을 동강 내는 꺼지지 않는 불길
모든 걸 다 내주는 어머니의 품 같던
묵묵히 삶의 길 가르쳐준 스승 같던
온갖 허물도 공기처럼 가볍게 헹궈
구석진 세포막까지 맑게 하던 산
혀만 날로 무성하게 자라는 한반도 땅
독버섯처럼 강력한 무기가 된 말로
상대 진영을 서로 뒤흔들어 휘청이는 국토
‘세 치 혀’들에게 내리는 경고, 산불의 혀
산의 분노일까 불의 분노일까
너무 빠르고 깊은 산의 피 울음
땅속으로 기어드는 불, 날아다니는 불
한없이 커져 모든 걸 삼키는 불의 입
산이시여 불이시여 신이시여
어서 비 뿌리고 바람 거둬 저 아픔을 꺼주소서
더는 삶의 터전과 새들의 노래가 깨지지 않게
더는 역사의 발자취 그 기억까지 소각되지 않기를
영원한 안식으로 접어든 고인께 더는 불꽃 없기를
그을리고 타버린 시간을 어서 건너뛰어
다시 이어갈 뿌리와 씨앗의 희망 키워
모든 아픔이 치유된 山과 삶 되돌려주소서
프로메테우스*의 선물, 불의 선한 기억 되찾아
다시 아다지오*로 걷게 해 주소서
* 프로메테우스 : '먼저 생각하는 사람, 선지자(先知者)'라는 뜻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신이 감추어 둔 불을 몰래 인간에게 선물함.
* 아다지오 : 음악의 빠르기, 느리고 평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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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꼭 들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아래 화면 꾸욱 ↓) https://youtu.be/Yr0Mkx4N2kQ?si=LYHEHbmXnYIYT0j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