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의기쁨과슬픔 #비정기산문집
7월
02
서점의 기쁨과 슬픔은 퐁당퐁당이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좋아지길 반복하는.
그렇다. 오늘은 퐁당퐁당의 퐁의 날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이야.
[무엇이든 쓰는 밤] 8월 글쓰기 클럽 조기 마감
새로운 글쓰기 동료를 찾기도 전에 날아든 반가운 소식이다.
글쓰기 클럽 모집 공고일이 다가오면 새로운 신청자를 받기에 앞서 기존 동료들에게 먼저 다음 달 참여 여부를 묻곤 한다. 아무래도 순서가 그게 맞다. 근데 오묘하게 굉장히 떨리는 지점이 이곳이다. 유료 프로그램이고, 8월이 시작되기 보름 전쯤(7월 프로그램이 절반쯤 진행된 후)에 물어보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먼저 제안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느낌(그 느낌이란 무엇인가, 사실 나도 잘 모른다)을 담아 문자를 보낸다. 다행히 대부분 흔쾌히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덕분에 7월 무밤은 8월 무밤이 되었다.
8월 조기 마감에 힘입어 또 다른 [무엇이든 쓰는 밤]을 계획하고 있다. 수요일 밤과 목요일 밤 이틀을 해보면 어떨까. 더 많은 무밤러를 만들고 싶은 마음과 한 칸을 더 비워두고 싶은 마음 두 가지가 합쳐진 구상이다. 모두의 스케줄이 일관되지 않고, 언제든 무슨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수요일에 참여를 못 하면 목요일에 참여할 수 있고, 목요일이 어려우면 수요일에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 싶어 고안한 방법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은 많다. 누군가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그림을 그리고, 옷을 신경 써서 입는다. 그리고 누군가는 글을 쓴다. 얼굴을 내보이거나 마주하진 않지만, 그 사람의 문장을 읽으면 알 수 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이 사람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우리는 글을 쓴다. 마음속에 파묻힌 글을 쓴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도 서점원의 글이다. 서점원이 어떤 인물인지 무엇을 보고 느끼는지 말하고 있다.
[무엇이든 쓰는 밤]이 통로가 될 수 있을까? 나를 마주하는 틈,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순간이 이곳에서 시작되기를. 글쓰기를 미루는, 주저하는 사람들이 ‘그래요, 시작해 봐요’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2025년 7월 15일 화요일
쓴다는 건 내 감정에 충실해지는 절호의 기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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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원의 문장과 책
: 그러므로 나에게 그 카페는 글쓰기 작업에 최적화된 장소라기보다 글쓰기를 미루고 싶을 때 글쓰기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입구다. 방해 없는 시간으로 열린 틈서리다.
『쓰기의 말들』 은유 지음, 도서출판 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