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을 우리답게 만든 선택들 – 1

취향을 닮은 집의 시작

by Sanna


지금까지는 우리가 왜 반셀프 인테리어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대한 이야기였다.

이제부터는 반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만든 공간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우리의 선택들을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




취향을 닮은 집의 시작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처음 마음을 먹었을 때, 우리가 살고 싶은 집의 그림이 생각보다 쉽게 떠오르지 않아서 스스로도 놀랐다.

내 공간을 꿈꿨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정작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던 거다.

그래서 '예쁜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말 외엔,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인테리어를 준비하던 그 시간은, 우리 스스로의 취향을 알아가는 시작점이 되었다.




몇 달간 열심히 레퍼런스를 찾아보고, 쇼룸 구경도 많이 다니면서 정말 다양한 공간을 접했다.

예쁜 인테리어는 정말 많았다.

화려한 서양 고급 주택 같은 웨인스코팅 인테리어, 노출 콘크리트가 멋스러운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감각적인 미드센트리 모던 인테리어까지...

모두 인상적이었지만 자꾸 보다보니 우리가 편안함을 느끼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세련되고 개성 강한 인테리어보다는, 어디에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우드와 따뜻한 화이트 조합이 우리에게는 더 아늑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우리 집의 톤을 '우드앤화이트'로 정하고 나니, 인테리어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어찌 보면 흔한 스타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수많은 고민과 선택 끝에 찾아낸 가장 우리다운 모습이었다.


하나씩 고른 마루와 벽지, 조명, 그리고 작은 선택들이 모여 우리의 ‘취향을 닮은 집’이 되었다.




그리고 인테리어를 하며 깨닫게 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조금 더 이야기 해보자면,

우리는 '꾸미는 데에는 게으르지만, 깨끗한 상태는 좋아하는 미니멀리스트'라는 점이었다.


난 내가 부모님과 살 때는 꽤나 부지런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독립을 해보니, 부모님의 눈치라는 외부 자극이 사라지자 달라지는 내 모습에 조금 놀랐다.

생각보다 아침형 인간도 아니었고,

머리카락 한 올에도 예민할 만큼 깔끔한 성격이면서도

청소에 에너지를 쏟기 싫어서 애초에 청소거리를 만들지 않으려 애썼다.


남편과 나는 어떤 부분에선 다른 면도 많았지만, 둘 다 귀찮은 일을 싫어한다는 점에선 늘 의견이 일치했다.

누군가는 우리 집을 보고 쇼룸처럼 깔끔하다고 했지만,

사실은 우리의 귀차니즘이 인테리어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이다.

쇼핑 욕구보다 청소 걱정이 더 앞서서 물건은 머릿속에서 쓸모와 배치가 완벽할 때에만 구매했다.

그 덕분에 인테리어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형태로 완성되었고,

한 번 자리잡은 공간은 웬만해선 잘 바뀌지 않는다.


그렇게 우리 집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로 자리 잡아갔다.

그리고 이제 그 바탕 위에 우리가 쌓아온 구체적인 선택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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