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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Aug 11. 2024

비즈니스에서 IT를 논하다

꿈을 현실로 바꾸는 IT기술


“벤치마킹을 통해 선진 기업들이 빅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뭔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합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즉 빅 데이터 솔루션을 결정해야 합니다. 기존에 구축되어진 패키지를 도입하여 커스터마이징을 할지,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할지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 남았습니다.” 


김정수팀장의 장엄한 의사발언이다.     

 

유한준 상무와 벤치마킹에 참여했던 멤버들이 함께 모여 결과보고 하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패키지는 아직 국내의 기술환경이 미약해 해외 제품만 나와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패키지를 도입할 경우 구축기간이 단축되거나 커스터마이징 정도에 따라 비용이 단축될 수도 있지만, 국내 사정에 맞지 않아 오히려 사용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을 수 있고, 자체 개발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지만 현업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해외 벤치마킹을 가기 전부터 고민한 부문이라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의사결정사항이고 그 결정에 따라 프로젝트의 향방이 정해지기 때문에 가장 중요했다.     


“그동안 수많은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였고, 비즈니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편리성도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편의 위주로 하다 보니 5년도 되지 않아 시스템은 복잡해지고 또다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악순환을 반복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엔 해외패키지를 도입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의외로 영업부서의 현팀장이 패키지 도입을 권장한다.   

   

“국내에서 아직 패키지를 도입한 사례도 없고, 언어적인 장벽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패키지는 유지보수 하는데도 쉽지 않을 것 같구요.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진구 과장이 우려석인 발언을 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 SAP 등 ERP 시스템이 국내에 정착한지 오래되었고, 빅 데이터는 국내보다 미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 회사도 미래에 글로벌회사를 지향하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글로벌 표준화가 가능한 해외 패키지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국내에 처음 적용하는 것이라 리스크도 있지만 선발주자로 나설 경우 공급하는 업체 측면에서도 영업측면에서 선점효과를 노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비용적인 면에도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까요?”     


리스크기획팀의 이영식과장과 재무팀의 최필연대리가 연이어 패키지 도입을 옹호하고 나섰다.      


열띤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패키지 도입 쪽으로 중지가 모여지고 있었다. 사실 시스템 구축은 주로 IT부서가 중심이 되어 시작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용하는 현업부서의 영향력이 크고 현실적으로 현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는 성공할 확률도 적다. 어찌보면 IT는 현업의 비즈니스를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가장 중요한 솔루션 적용에 있어서도 비즈니스 부서의 적극적인 참여가 보기 좋았다. 결국 해외패키지 도입으로 가닥이 잡혔고, 곧바로 패키지 선정작업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패키지 선정작업은 주사업자로 선정된 K컨설팅 펌이 주관이 되어 진행되었다. 특히 외산 패키지이다 보니 영어에 능통한 편용범이사가 중심이 되었다. 빅데이터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 중 공식력이 높고 구축 경험이 풍부한 10개를 추출하고, 제안의사를 타진하는 공식 레터를 보냈다. 제안에 응한 업체가 8개 업체였고, 그 중에서 보내준 자료와 제안서를 중심으로 4개 업체를 최종 후보업체로 선정하였다.     

 

최종 후보 군으로 선정된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설명회와 제안서 심사 및 현장 벤치마킹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1개의 패키지제품이 선정될 것이다. 빅데이터를 파악하여 수집하고, 데이터를 축적하여 처리 가능한 상태로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빅데이터 패키지의 역할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에서 파견된 현업의 역할이 중요하겠지만, 전자화와 자동화를 구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IT의 역할이 크다.      



현업은 구축된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사업에 기여할 만한 인사이트를 도출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화에 대처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높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혁신’이라고 한다면 빅데이터는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견실한 방법이다.     


혁신을 일으키려면 엄청나게 머리가 좋은 인재와 기적과 같은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인재가 있으면 쉽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삼신캐피탈은 스티브 잡스와 같은 경영자도 없고, 자발적으로 신규 사업을 일으킬 만큼 의욕과 능력을 갖춘 직원도 없다. 그렇다면 우직하게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견실하게 혁신을 이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방법론 중 하나가 빅데이터의 활용이다.     


따라서 몇해 전에 마케팅 목적으로 도입한 CRM 솔루션이 구축 시점에는 IT부서가 주관이 되어 시작했지만, 완료된 이후에는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현업부서의 전유물이 되어 운영부서가 마케팅부서로 옮겨졌던 것처럼 이번 빅데이터 프로젝트도 구축시점에는 IT부서가 주관이 되어 진행되지만 완료 후 활용시점에는 비즈니스부서로 이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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