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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비밀에 비밀은 없다

bOOk rEview

by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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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불행, 불만, 고통은 오직 우리의 무지 때문이거나 우리가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에 대한 불확실한 지식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형태의 고통과 불행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진정한 자신에 대한 불확실한 지식 혹은 무지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 마이클 제임스 / 행복과 존재의 기술 -





오랜만에 북리뷰를 올린다. 책을 읽으면 항상 읽은 책에 대해 핵심내용을 정리하고, 내 생각과 실천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는데, 어떤 책은 읽는 내내 혼란스러운 책이 있다. 말은 명쾌하고, 시종일관 같은 맥락으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책이 있다.


2016년 세상을 '시크릿'이란 단어로 사회현상을 만들었던, 론다 번(Rhonda Byern). 그녀는 호주의 TV 방송국 PD이자 방송작가로 특별방송을 제작 중에 있었다. 위대한 성공의 비밀을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의 위대한 철학자, 과학자, 작가들과 함께 '시크릿'의 영상과 책이 제작되었다.


이는 미국에서 '시크릿 신드롬'으로 이어져, 오프라 윈프리 쇼와 래리 킹 라이브 등 미국 최고의 프로에 집중 조명되면서, 세계적 신드롬으로 확산되었다. 오래 전부터 구전과 문학과 종교와 철학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상위 1%만이 비밀로 알고 있는 것. 그것이 '시크릿'의 핵심이다. 돈, 건강, 인간관계, 행복 등 삶의 모든 면에서 '시크릿'을 활용하면 기쁨을 발견한다는 그 비밀은 한 마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전 세계 인구의 1퍼센트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전 세계 돈의 96퍼센트를 벌어들이는 이유도 그들은 항상 '부'를 생각하였고, '부'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 확신, 믿음 등이 부를 끌어당겨 부자가 되었다는 그럴듯한 말로 '시크릿 신드롬'을 일으킨, 론다 번을 비롯한 밥 프록터 등 자기계발의 선구자들이 엄청난 부를 끌어당겼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통해 부를 형성하였으니, 그들이 말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성공적이었다.


소원하는 것을 이미지화 하고, 구체적으로 정의하여 무의식에 각인 시키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려는 의지와 태도는 매우 훌륭하다. 워낙 삶자체가 피곤하고, 고단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끌어당김의 법칙'은 한 줄기 희망을 주는 비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실천없는 맹신은 '신드롬'에 불과하다. 아무리 부, 건강, 인간관계 등에서 '끌어당김'으로 무장한다 해도, '운'이 통하지 않으면 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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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시크릿 신드롬'으로 명예와 부를 축적한 론다 번이 15년 만에 또 다른 책 '위대한 시크릿'을 세상에 내 놓았다. 이번엔 그동안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부와 성공을 넘어 온전히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구제척인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명목이다. 당신을 자유와 충만함으로 이끌어줄 위대한 발견, 내적 한계를 넘어, 불안과 막막함에서 자신을 해방시켜 줄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 마치 매슬로우의 욕망 5단계의 맨 꼭대기 '자아실현'과 뭐가 다를까?. 책은 모두 스승을 비롯한 자기계발서의 대가들이 쓴 책을 인용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대부분은 '알아차림'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모든 일상에서 불안과 두려움, 고통을 떨쳐내고 진정한 나로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하는 그녀의 말처럼, 책 속의 모든 내용은 읽은 독자로 하여금, 모든 근심과 걱정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나도 책을 읽는 순간에는 세상의 모든 불안, 걱정, 고통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마음으로 대답하려고 하지 말라.
생각은 당신이 알아차림을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늘 변하는 마음에는 변함없는 배경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쉴새 없는 생각이 습관을 끊어내는 방법은
당신 자체인 무한한 알아차림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위대한 시크릿'에서 주장하는 한 단어는 '알아차림'이다. 그 알아차림이라는 정신세계는 온 세계와 통해 있고, 신이며, 창조자이며, 절대자로 설명되고, 이것이 진정 나라는 것이다. 그동안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나의 몸과 생각, 마음은 다 내 것이 아니라 그저 흘러가는 찰나의 흔적일뿐, 본질적인 내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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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과거의 내 경험, 앞으로 닥쳐올 미래의 것도 나가 아니니, 과거에 얽매이지도 말고, 오지않은 미래를 두려워 하지도 말고, 현재는 나를 이루고 있는 몸과 마음과 생각은 다 내 것이 아니고, 잠시 빌려온 것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마음이 편해질 수 밖에 없다.


삶을 온전히 책임진다는 것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다른 누구 혹은 다른 어떤 것도 탓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도 탓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탓하기는 마음의 또 다른 반복적인 프로그램이다.
진정한 나는 결코 비난하지 않는다.
오직 마음만 비난한다.
마음이 비난과 비판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부정적인 판단의 유일한 원인이
바로 마음임을 이해하고
그 부정적인 생각을 더는 믿지 않는 것이다.



'알아차림'이 나이며, 절대자이고, 모두이며, 우주이고, 신이라 하니, 곧 나는 신이라는 뜻이다. 책을 통해 여기까지 다다르니, 책을 읽는 내내 혼란스럽다. 육체 이탈의 느낌도 들고, 영혼이 제3자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 진정 '나'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그냥 도나 닦으로 산으로 들어갈까 싶기도 하고, 아는 사람이 경찰서 서장이었는데, 어느날 버마 불교에 심취하더니, 모든 속세의 사사로움을 다 버리고, 외진 곳으로 들어가 홀로 편안하게 살고 있는 이유를 이제야 깨달은 듯 싶다.


책을 읽는 순간은 꿈을 꾸는 것같고, 책을 덮고 나면, 현실 세계로 돌아와 지옥을 경험하니, 여전히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아직 정신수양이 덜 되었다는 반증이겠지....


한 때 시크릿이 신드롬으로 그친 이유도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 유툽을 보면, 소수의 인플루언서라는 자기계발자들이 심약한 젊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제시하는 방법론을 터득하면 금방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현혹하여 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 본질은 외면할 체,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식서비스가 타락하는 비밀의 무기가 되어서는 안되겠다.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그만한 대가를 치뤄야 한다. 당신이 크게 성공하기로 결정했다면, 이는 성공에 따르는 대가를 인지하고 기꺼이 그 대가를 치르겠다는 뜻이다. 대가를 치르겠다고 일단 결정한 사람들은 행동을 취하지만, 마음속에 소망을 간직하는 사람들은 보통 그 자리에 머물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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