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를 버리고
하버드대학교에서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깨어 있는 시간의 47퍼센트를 지금 하고 있는 일 외에 다른 일을 생각하는 데 쓴다. 즉 일생의 전반을 현재 일어나는 일에 집중하지 않고 산다는 뜻이다. 톰소여와 허클베리핀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은 "나는 많은 근심 걱정 속에 세월을 보냈다. 그 중 대부분은 전혀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었다."라고 자주 이야기 하였다.
사실 인간은 지금 있지 않은 일을 생각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즉 과거에 일어난 일,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 또는 결코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생각한다. 마치 이런 잡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인간 본연의 의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처럼 주변의 세계에 집중하지 못할 때 우리는 불행해진다.
과거와 미래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큰 노력이 몰입과 마음챙김이다.
몰입은 1960년대 마히이 칙센트미하이박사가 정립한 용어로, 어떤 활동을 하는 사람이 에너지를 집중해 그 활동에 완전히 빠져들고 몰두하며 즐기는 정신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즐겁고 생산적인 상태가 되려면 잡생각을 하지 않고, 목표를 명확히 하고, 본인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를 선택해야 한다. 나는 몰입에서 중요한 것이 나의 능력에 맞는 올바른 과제를 선택하는 것이라 본다.
마음챙김은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현재의 순간에 의식적으로 주의를 집중해, 우리를 현재로 부터 멀어지게 하는 모든 잡생각과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련과정이다. 가장 좋은 방법이 명상이나, 요가 등 몸과 마음을 통해 집중하는 방법이 있다.
몰입과 마음챙김으로 다스릴 수 있는 것들은 우리가 과거와 미래와 맺는 집착적이며 약간은 부정적인 관계, 그리고 여기서 생기는 산만한 생각들이다. 과거와 미래의 일,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마음 속에서 접어두면,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새롭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주변 사람들과 상황을 볼 수 있게 된다.
현재에서 만족을 얻고, 집중하여 일을 할 수 있다면, 통제할 수 없는 일을 장악하려하고,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바꾸려고 애쓰면서 생기는 걱정과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세계적인 골프 선수 '타이거우즈'가 이런 몰입과 마음챙김을 실천한 사람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선수로서의 스캔들과 사생활 문제, 사고 등 숱하게 패배를 경험했다. 불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혼, 무릎과 허리 부상, 화려한 복귀, 2019년 마스터스 대회 우승, 2021년 자동차 사고 등 많은 좌절과 성공 속에서 낙관적이면서 현실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고, 눈앞의 목표에 집중하고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우즈는 최근 '골프 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멋진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고
경기를 치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여러 토너먼트에 참여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다시 에레베스트산에 올라 정상에 도달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습니다.
우즈는 최고의 선수로서 숱한 우승과 성공을 하였고, 많은 불미스러운 스캔들과 사고들로 좌절과 슬럼프를 겪었다. 슬럼프와 수많은 시련이 계속되던 힘든 여정이었고, 작은 승리과 매일이 주는 새로운 감사에 집중하는 법을 터득하였으며, 그런 와중에 긍정적인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는 여전히 작은 성공과 수많은 슬럼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기나긴 삶의 여정 속에서 당연한 과정이고, 때로는 담담히 받아들이고, 때로는 극복하면서 살아내야 한다. 이런 고난한 과정을 어차피 헤쳐 나아가야 한다면,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지금 현재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 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되고 나중엔 훨씬 큰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나는 적어도 그렇게 믿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