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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4일 정식 판매가 시작된 삼성의 갤럭시 링은 한 달 이상이 지난 현재 잘 팔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50만원이나 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정식판매전 사전 판매일 때는 한 때 일부 제품이 품절이 되는 사태까지 빚었으나, 그 쓰임새나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판매가 기대이상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과 애플은 차기 제품으로 일찌감치 스마트링을 선보이며, 뜨거운 경쟁을 예견했었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상황에서 웨어러블 시장을 키워 사업다각화에 따른 생태계 확장이란 전략은 매우 바람직해 보이지만, 스마트링에 대한 활용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상품을 기획하고, 전략적으로 수행하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파악했겠지만, 이미 스마트와치라는 강력한 웨어러블 상품이 있는데, 굳이 스마트링까지 필요할까 싶은게 개인적 생각이다. 스마트링은 작고 휴대성이 강하다는 강점에 비해 단점이 너무 많다.
우선, 너무 비싸다. 갤럭시 링의 경우 갤럭시 와치보다 더 비싸고 기능은 현저하게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반지는 사치성 제품으로 과시욕과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혼반지, 약혼반지, 커플링 등 다양한 목적성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고가의 반지가 존재하는데, 그런 반지조차 평상시 불편함으로 잘 착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반지를 대신하여 굳이 가느다란 손가락에 끼고 싶지는 않다.
기능 활용에 문제가 많다. 손가락에 낄 정도로 작다 보니, 많은 기능을 담을 수 없다. 건강체크나 스마트폰 도용 및 전화 알림 등의 기능은 이미 스마트와치에서 되고 있는 기능이고, 와치보다 적은 기능이 담긴 반지를 와치와 함께 사용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와치와 반지를 두 개 착용하는 것은 낭비다.
밧데리 수명유지에 문제가 있다. 잘 아시겠지만, 스마트와치도 매일 충전을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그 사용에 제약이 있는데, 반지는 오직하겠는가? 워낙 작다보니, 충전을 통해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될 때 뻔하다. 다양한 기능이 들어가면 오히려 자주 충전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스마트 기기들의 난립으로, 밧데리 유지를 위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닌데, 장비가 늘어날수록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는 더 커진다.
불편하고 고장이 날 확률이 높다. 스마트와치도 전자제품이다 보니, 아무리 방수기술이 훌륭하다해도 하루에도 몇번씩 씻어야 하고, 샤워해야하는 일상에서 탈부착을 자주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불편하다. 그리고 스마트 링은 워낙 작고 손바닥 안에 위치하기 때문에 평상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접촉되고 작동되어 원하지 않는 기능이 수행될 수 있다.
첨단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삶이 많이 풍족해지고, 편의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친 편의성은 오히려 독이 된다. 그리고 모든 전자제품이 그 전에 존재하고 있던 상품이나 제품까지 대체하지는 못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IT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나름대로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선도적으로 체험해본다. 애플이 처음 출시한 애플폰도 가장 먼저 사용했고, 스마트 와치가 나왔을 때도 초창기에 다양한 기기를 사용해 봤다. 하지만, 오리지널 시계를 선호하는 취미를 넘어 설수는 없었다. 스마트와치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시계모양이 때론 흥미를 끌었으나, 전통적인 시계에서 느끼는 깊이와 낭만을 대체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지금은 가지고 있던 스마트와치도 다 처분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시계를 착용하고, 다른 시계에도 관심이 많다. 반지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자주 끼던 결혼반지나, 가벼운 커플링도 이런 저런 이유로 자주 벗어놓아야 하고, 특히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는 무조건 벗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아예 안한다. 그러니 고가의 스마트링을 굳이 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사치용으로 사용하기엔 너무 이쁘지 않다. 수많은 IT 제품들이 모두 성공하지 않을 것처럼 실패하여 사라진 제품도 많았다. 스마트 링도 그런 전철을 밟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우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