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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Sep 19. 2024

호흡을 길게 해야 하는 이유

호흡이 빨라지는 지금


사람의 수명 호흡과 관련이 있다. 모든 생물체는 태어날 때 고유의 작동연한, 즉 수명을 갖고 태어난다. 수명을 갖고 태어난다는 말은 일정한 횟수의 호흡수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과 같다. 가령 조물주가 우리를 호흡은 3억 번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해 보자. 호흡을 급하게 하면 할수록 그만큼의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호흡을 천천히 해서 호흡수를 줄이면 그만큼 수명이 길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호흡을 길게 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호흡을 급격하게 하는 일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과격한 운동을 하던 운동선수들 중에 장수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도 이러한 점을 잘 말해준다. 중국 최고의 의서로 꼽히는 ‘황제내경’을 보면 사람이 하루 13,500번을 호흡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늘 날하고는 안 맞는다. 

현대인들의 평균 호흡수는 25,000번이다. 이것을 분당 계산해보면 황제내경 시절에는 분당 약 9회 정도인데, 현재는 분당 18회이다. 거의 2배에 이르고 있다. 황제내경이 지금부터 대략 2,000년 전에 나온 책이라고 보면, 우리 인류는 2000년 사이에 호흡이 두 배 빨라진 것이다. 그래서 옛사람에 비해 수명이 반으로 줄어들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은 호흡수와 반비례관계에 있다. 인간만이 그런 것도 아니다. 자연계 전체에 공통되는 사항이다. 장수하는 거북이, 학, 코끼리와 같은 동물들은 호흡이 느리다. 반면 수명이 짧은 개, 고양이, 토끼와 같은 동물들은 호흡이 가쁘다.


그러므로 호흡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호흡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호흡을 ‘깊고 고요하게’ 해야 한다. 동물들은 호흡의 전체과정이 자연의 족쇄 아래 완전히 묶여 있어서 기계적으로 행할 뿐 호흡을 조절하지는 못한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의 의지로 호흡을 조절할 수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호흡중추는 팔, 다리와 달라서 오장육부와 연결돼있는 것으로 원래 ‘불수의근’인데 오직 인간만이 이것을 ‘수의근’화 할 수 있다.


수명은 호흡의 깊이와 비례하고, 호흡의 빈도와는 반비례한다. 옛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 공식을 알고 있다. 그러나 호흡법에도 과욕을 부리면 큰 화를 입게 된다. 우주 근원의 에너지를 오래도록 지니고 있으면 그만큼 더 좋을 것이란 생각에 들이마신 기를 내뱉지 않으려 갖은 애를 쓰면 오히려 화가 된다. 즉 호흡을 들이마신 채로 오랫동안 억지로 숨을 참는 것은 어리석다. 숨을 들이쉰 후 호흡을 멈추면 그 순간 몸 안에 독소가 차오른다. 들숨이 끝나는 순간 우리 몸 안에서는 탄산가스가 생성된다. 그것은 일종의 독으로 빨리 내보내야 한다. 그래서 날숨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잘못된 호흡법을 익힌 사람은 날숨을 안 쉬려고 한다.



지금부터 30~40년 전에 삼각산 무문관에서 참선 수행하던 승려 세 사람이 죽은 일이 있었다. 숨을 너무 오래 참은 나머지 뱃속에 나쁜 독소가 가득차서 뼈 속의 골수까지 썩어 결국 사망한 사건이다. 그중 한 사람은 숨을 한 시간 반을 쉬고, 한 사람은 두 시간을 쉬고, 한 사람은 세 시간을 쉬었다고 한다. 이 세 사람은 다 젊은 승려들이었는데 나중에 병원에 가서 해부해봤더니 독가스 때문에 창자 등이 부패해서 썩어 없어졌다는 것이다.


호흡은 산소가 들어오고 질소 등 해로운 독가스가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이 안되면 창자가 다 썩어버린다. 3시간까지 참고 숨을 들이 쉴 수 있다고 하는데 결국 숨을 오래 참음으로 독소가 뻣속까지 퍼져 창자가 부패하여 삼각산 무문관(無門關)의 젊은 스님 셋이 죽게 된 것이다. 잘못된 호흡으로 부패해 버린 뱃속은 수술 할 수도 없다.


생명체의 유한함과 호흡수는 상관관계가 있듯이, 어떤 호흡을 하며 살아가느냐는 수명을 늘리거나 단축시키는데 중요한 변수가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전호흡도 일종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호흡법 중의 하나다. 호흡법이란 모든 명상수련의 시작과 끝이다. 이 세상 모든 명상법은 호흡에서 시작해서 호흡으로 끝난다. 부처도 호흡법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고, 깨달은 후에도 호흡법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길게 호흡하며 세상을 그만큼 길고 여유롭게 관조하려는 여유와 만족스런 마음가짐이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명상을 하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놓치고 잃어버린 것들을 하나 둘 찾아보려는 노력이 명상이고 여유이다. 우리는 무한한 세상이 아닌 유한한 세상에 산다. 삶도, 시간도, 우리가 소유하려는 재물도 영원한 것은 없다. 무언가를 얻으려 하면 무언가는 폭해야 하고, 어떤 곳에 시간과 힘을 써야 하면 다른 곳엔 쓸 시간과 힘이 부족하다. 호흡은 코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눈과 정신이 함께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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